SK하이닉스의 주가가 16만원 선까지 하락하며 투자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정부로부터 약 6600억원의 보조금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연이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증권가의 목표가를 하회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저점 매수를 노리고 있는 모습이다.
23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3600원(2.14%) 상승한 17만2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이 주가는 지난 9일 이후 9거래일 만에 16만원 이하로 내려앉은 것으로, 가장 최근 거래에서 16만8500원으로 3.17% 하락하며 주가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장중 24만8500원이었던 주가와 비교하면 겨우 5개월 만에 32.19% 하락한 셈이다.
이 같은 주가 하락에도 미국 상무부는 19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에게 반도체 법에 따라 최대 4억5800만 달러의 직접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보조금은 약 6639억원에 해당하며,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인공지능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하는 작업을 지원받게 될 예정이다.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내년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예측보다 낮은 2회로 시사한 점과,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업체인 마이크론이 발표한 실적 전망치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이 있다. 이로 인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한화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수정했으며, 최근 낸드 플래시 메모리 업체들 간의 경쟁 심화 또한 주가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20일까지 SK하이닉스를 3534억원어치 사들였다는 사실이다. 이는 외국인 순매수에서 1위를 기록한 금액으로, 최근 한 달간 제시된 평균 목표주가가 24만4000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저점 매수를 노린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SK하이닉스에 투자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실적 추정치 하향에 따라 적정 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지만, 이미 단기적으로 부진한 실적과 평균판매가격(ASP) 흐름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선행적인 주가 반등을 포착하기 위한 전략이 유효한 국면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