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영국 정부의 장기 채권 금리가 거의 3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30년 만기 국채의 수익률은 5.359%로, 지난 199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이러한 금리 상승은 단순히 영국 경제의 문제만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의 불안정성을 반영하고 있다.
이번 금리 급등은 영국 재무부가 22억 5천만 파운드(약 28억 3천만 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국채를 경매에 부쳐 수익률이 급증한 결과이다. 일반적으로 금리는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목표인 2%를 웃도는 경우 상승하게 된다. 영국의 경우, 11월의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연간 2.6%로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군다나 10월에는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1% 줄어드는 악재가 발생하여, 경제의 침체와 인플레이션이 공존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노동당 정부는 세금 인상 및 대규모 차입 계획을 통해 국채 수익률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통 정부 채권의 금리가 상승하면 통화가치도 강세를 보이는데, 실제로 최근 영국 파운드는 미국 달러에 대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제 지표는 투자자들이 영국 정부에 자금을 대기 위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게 하는 배경이 된다. 그러나 영국 상황만으로 그 문제를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2022년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발표한 ‘미니 예산’은 정부 채권 매도와 수익률 폭등을 초래한 바 있다. 이 당시 미국의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약 3.5% 수준이었고, 현재는 4.9%대에 형성되어 있다. 이는 영국 국채 수익률이 무작정 뛰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금리 및 인플레이션 우려가 상존하며 동조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영국의 채권 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상황이 개선되는 측면도 있다. 이러한 글로벌 경제의 복잡한 양상 속에서 영국 역시 향후 경제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