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링컨셔에 거주하는 글린 에반스는 같은 여행사에서 30번의 여행을 다녀온 경험이 있지만,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는 같은 투어에 참여한 부부의 결혼식에서 신랑의 맹신부 역할을 맡았다. 특히 이번 결혼식은 일반적인 결혼식과 달리, 신랑과 신부 모두 시각 장애인이었기에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에반스는 25년간 여행사 트래블아이즈와 함께했다. 이 여행사는 시각 장애인 여행자들과 시각을 가진 여행자들이 함께 하는 투어를 조직하며, 시각 장애인을 동반한 여행자는 보통 40%까지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 대가로 에반스와 같은 여행자들은 동반자의 여행을 도우며, 여행 일정과 음식 주문에 필요한 세부사항을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에반스는 “우리는 예배당을 대여하고 신부가 결혼 드레스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트래블아이즈의 여행은 일반적인 여행 사이트의 여행들과 다르지 않다. 고객들은 코스타리카에서 급류 래프팅을 하거나, 에스와티니에서 사파리를 가거나, 스페인의 화산을 등반할 수 있다. 또, 번지 점프, 스카이다이빙, 스키, 스노클링, 피자 만들기와 같은 다양한 액티비티가 포함된 여행도 있다. 에반스는 오랜 시간 시각 장애인과 자원봉사를 해온 경험이 있어, 그들과 함께 여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라고 생각했다. 그는 시각 장애인 커뮤니티에서의 작업을 통해 트래블아이즈의 설립자인 아마르 라티프를 만났고, 그 후 처음으로 시각 여행자로서 투어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라티프는 18세에 유전적 질환으로 실명하게 되었고, 2004년에 트래블아이즈를 설립했다.
에반스와 그의 파트너 캐롤라인은 이제 트래블아이즈 투어에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캐나다, 스리랑카,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여러 나라를 방문했다. 가끔은 일반 여행자들이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감각 체험도 주어진다. 에반스는 그와 함께한 여행자들이 사파리에서 사자를 먹이는 경험을 했으며, 이는 그가 결코 잊지 못할 순간이라고 말했다. 트래블아이즈에서 ‘VIP’로 알려진 시각 장애인 여행자들은 페루의 잉카 유물이나 중국 시안의 병마용을 만질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기도 한다.
하지만 에반스가 가장 좋아하는 트래블아이즈 투어의 부분은 액티비티나 할인 혜택이 아니라, 만든 우정이다. 그는 “하루의 여행이 끝난 후, 저녁에 앉아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가장 좋다. 일상에서 만나기 힘든 사람들을 알게 되고, 이런 것들이 정말 많은 행복을 준다”라고 설명했다.
에반스와 캐롤라인은 여러 여행자들과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 그들은 12명의 트래블아이즈 친구들을 초대해 7코스 디너 파티를 열었으며, 친구들은 영국 전역에서 모여 왔다. 에반스는 이제 시각 장애인 여행자를 안내하는 데 필요한 많은 경험을 쌓았으며, 각기 다른 여행자들이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떤 이들은 세부 정보에 대해 잘 알고 싶어하고, 다른 이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는 경우도 있다. 에반스는 “어떤 이들은 교회를 관람하면서 더 많은 정보를 원하고, 어떤 이들은 아스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며 자신의 접근 방식을 설명했다.
트래블아이즈의 창립자인 라티프는 자신이 기존 여행사에 의해 장애인을 동반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고, 그로 인해 이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다. 그는 시각 장애인과 비장애인 여행자 간의 관계가 평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모두 평등한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