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 달 진행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리뷰에서 한국 시장의 11개 종목이 편출될 것으로 보이며, 신규 편입 종목은 전혀 없는 상황이다. MSCI 한국지수에 포함되어 있는 종목들은 정기적으로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조정되며, 이번 조정은 특히 지난 10월에 비해 국내 증시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편출이 예상되는 종목에는 삼성E&A, 엘앤에프, 엔켐, GS, 금호석유, 한미약품, 넷마블, SK바이오사이언스, LG화학우, 롯데케미칼, 포스코DX 등 11종목이 포함된다. 반면 신규 편입 가능성이 있는 종목은 삼양식품과 HD현대미포가 있지만, 이들 역시 이달 말까지 시가총액이 20% 상승해야 하므로 편입 확률은 낮다는 분석이다.
종목의 편입 및 편출에는 대개 시가총액과 유동 시가총액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는 시가총액이 감소한 반면, 포스코DX와 SK바이오사이언스는 유동 시가총액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퇴출 가능성이 크다. MSCI는 오는 12일에 리뷰 결과를 발표하고, 28일에 종목 리밸런싱을 실시할 예정이며, 이로 인해 유출되는 패시브 자금은 각 종목 시가총액에 따라 약 600억에서 1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년간 MSCI 한국지수 내 종목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으며, 지난해 2월에는 3개, 5월에는 1개, 8월에는 0개, 그리고 11월에는 6개 종목이 퇴출되었다. 현재 한국지수의 구성 종목 수는 92개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종목 수 감소는 국내 주식시장의 부진에 기인하고 있으며, 기업의 실적 악화와 정치적 변동성이 외국인의 패시브 자금 유출을 초래하고 있어 시가총액과 유동 시가총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배철교 연구원은 “MSCI 코리아 구성 종목은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지수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최소 시가총액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한국 증시 성과가 글로벌 대비 부진한 경우에는 시가총액 편출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기존 종목들이 퇴출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되면서 신흥국 자금이 유출되는 상황도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신한투자증권의 조민규 연구원은 “MSCI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스 신흥국 주식 ETF(IEMG)와 아이셰어스 아시아 신흥국 ETF(EEM)는 각각 54억 달러, 27억 달러가 유출되는 등 많은 신흥국이 패시브 자금 유출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해에 들어서 한국 증시가 호황을 맞이하며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진정될 위험이 있다는 예상도 존재한다. 유진투자증권의 김준우 연구원은 “올해 들어 외국인 매도세가 완화되고 액티브 자금의 매수 흐름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패시브 자금의 매도세 또한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하며, 저평가 업종에 대한 관심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