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주식 반등 조짐…“이제 봄이 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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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가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화학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협상 진전으로 인해 저렴한 러시아산 원유의 시장 공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개선시키고 있다. 이런 긍정적인 변화 속에서 증권 시장에서도 화학주의 전망이 밝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24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정유 및 화학 기업들로 구성된 KRX에너지화학지수가 이달 들어 6.75% 상승하며 코스피 상승률(5.08%)을 초과했다. 이 지수에는 LG화학, 금호석유, 롯데케미칼 등의 주요 화학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 개별 종목을 살펴보면, LG화학의 주가는 7.58%, 한화솔루션은 4.45%, 금호석유는 12.69%, 롯데케미칼은 16.90%, 대한유화는 10.98% 상승했다.

불과 지난해에는 이 지수가 약 40% 하락하며 힘든 시기를 겪었다. 지난 3년간 화학 업종의 부진한 요인으로는 중국의 대규모 에틸렌 증설, 경기 둔화, 그리고 고물가와 고금리에 따른 글로벌 수요 감소 등이 지목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과 대만의 경쟁사들이 원가 우위를 점하면서 국내 나프타분해설비(NCC)의 업체들은 심각한 업황 부진을 겪어왔다.

그간 국내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저렴한 러시아산 납사를 수입했지만, 전쟁으로 인해 수입이 막힌 후 원가 경쟁력이 크게 저하되었다. 지난해 동안 LG화학은 영업이익이 9168억원으로 전년 대비 63.8% 감소했고, 롯데케미칼 또한 89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상황이 악화되었다. 한화솔루션도 3002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이며 적자 전환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 화학 산업의 분위기는 다소 반전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추진하고 있어, 러시아산 원유 공급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또한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책인 ‘이구환신’ 정책으로 인해 수요 개선에 대한 희망이 커지며, 이에 따라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유가 하락 외에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화석연료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증권의 윤재성 연구원은 한국의 NCC 업체들이 상대적 원가 열위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가동률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 3년 간의 적자 상황을 종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의 최고운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전통적인 자원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면서, 값싼 러시아-이란산 원유를 활용하던 중국의 석유화학 업체들의 원가 우위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수록 국내 정유 및 화학 업계는 반사적인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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