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글로벌 산업과 노동 시장에 큰 변화를 주고 있으며, 이는 새로운 경제 시대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링크드인의 경제 기회 책임자 아니스 라만(Aneesh Raman)은 “AI 기술은 단순한 발명이 아니라 근본적인 전환점”이라며, 우리가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일터에서 인간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을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거 수세기 동안 우리의 노동은 농업과 산업에서 육체적 능력에 중심을 두었다면, 최근 몇십 년간은 지적 능력 중심으로 변화해왔다. 그러나 AI의 발전에 따라 이제는 인간의 사회적 능력이 핵심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고 라만은 말했다. 그는 “지식 경제는 종료되고, 새로운 경제—혁신 경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새로운 시대에서는 인간의 창의력, 호기심, 용기, 연민, 그리고 의사소통 능력 등의 ‘5C’를 기반으로 한 혁신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AI는 기업의 혁신을 민주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밝혔다. 과거 시스템은 배경과 인맥이 혁신에 더 큰 기여를 했던 반면, AI는 이제 잠재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들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 라지 체티(Raj Chetty) 등의 연구에 따르면, 상위 1% 소득층의 자녀들이 발명가가 될 확률은 중간 소득 이하 자녀보다 10배나 높다고 한다. 이는 잠재적인 혁신가들이 경제적 제약에 의해 좌절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AI의 발전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그 기술이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이다. 라만은 “AI는 단순히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창업자나 코더의 역할을 함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브라질의 한 기업가가 전체 엔지니어링 팀 없이도 기후 기술 솔루션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수 있으며, 인도 시골의 교사가 코드를 작성할 필요 없이 교육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상황을 떠올려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혁신과 함께 AI는 직업 시장에서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전통적으로 학력을 기반으로 한 경력에 의존했던 예측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따라서 기술적 능력, 즉 ‘하드 스킬’ 외에도 사회적 및 감정적 능력인 ‘소프트 스킬’ 또한 중요해지고 있다. 앞으로의 성공은 적응 능력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라만은 경고하며, “자신을 혁신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 있다”고 직언한다.
링크드인에 따르면, 2025년까지 C-suite 임원의 90%가 AI 도입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이 비율이 94%에 달한다. AI 도구의 활용이 핵심이지만, 여전히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능력들을 연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라만은 강조한다. AI 시대는 우리가 다시 한번 ‘일의 의미’와 ‘일터에서의 인간 존재’를 깊이 성찰하게 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