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건설, 화학, 배터리 산업 등 여러 기업들이 신용 등급 하향 조정과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제2의 홈플러스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올해 들어 벌써 7개 기업이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 받았으며,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는 중소 건설사가 줄줄이 법정 관리에 들어가고 있다.
업황 부진으로 현금 창출력이 감소한 기업들은 더욱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특히, 자산 매각이나 유동화가 어려운 기업들은 자금난을 겪고 있으며, 이 문제는 2024년 사업보고서 발표와 신용 평가사의 정기 평가 결과가 발표되는 오는 4월과 5~6월에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적인 신용 평가사인 S&P는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신용 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낮추며 대규모 자본 지출과 차입금 부담을 반영한 것으로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부정적 전망을 받은 기업이 20개로 긍정적 전망을 받은 10개보다 두 배나 많은 상황이다. 여천NCC와 에코프로 또한 신용등급 하향 우려에 직면해 있다.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 이후에도 데이터 보호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어 A3 등급의 단기채에 대한 외면은 기업들의 자금 압박을 가중시킬 것이다. 이때문에 중소 건설사와 다른 업종 기업들 역시 자금 조달을 메자닌 발행 등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발행 규모는 지난해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LG화학은 교환사채 발행을 검토하는 상황이다.
특히, 건설업계는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이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받고 중소 건설사들이 법정 관리를 받고 있는 점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거흥산업과 같은 기존 수익 기반을 갖고 있는 기업도 자금난을 이유로 법원에 파산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상황이 심각하다.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한 대형 건설사들도 많다. 한화는 611%, 코오롱글로벌은 560%, HJ중공업은 498%, HL D&I는 261%에 달하며, 이러한 부채비율은 단기적으로 매우 위험한 신호로 평가된다. 그러나 유통 업계는 홈플러스와 같은 급격한 신용 강등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사가 발행하는 회사채의 만기도 짧아지고 있으며, 기업들이 장기 금융 조달 대신 단기 채권을 더욱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발행된 일반 회사채 중 만기가 1~3년인 부분이 32%에 달하며, 절대적으로 단기 및 중기 자금 조달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스케줄은 점점 더욱 타이트해질 예정이며, 신용 위험은 계속해서 주목받는 이슈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