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내 증시에서 가장 큰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후, 최근 급등했던 한화그룹 주식들이 큰 조정을 받았다. 회사의 수주 잔고와 실적이 역대 최고 수준임에도, 유상증자 발표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다.
2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62만8000원으로 13.02%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들은 각각 880억원, 532억원가량을 순매수했으나, 기관 투자자는 1312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유상증자 참여 가능성이 있는 최대주주인 (주)한화도 12.53% 하락하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유사한 낙폭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한화비전(-4.28%), 한화솔루션(-5.78%), 한화갤러리아(-3.4%) 등도 급락하며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유상증자 없이도 현재 영업이익과 현금 흐름으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될 3조6000억원은 향후 3~4년간 집행될 자금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보다 적다는 분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조73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증권가의 추산에 따르면 2025년, 2026년, 2027년 각각의 영업이익은 2조4016억원, 2조8200억원, 3조309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현금 흐름만으로도 충분히 감당 가능한 투자 자금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유상증자를 선택한 것은 기존 주주들에게 아쉬운 결정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유상증자가 장기적으로는 수출 증가에 따른 수익성 확대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목표 주가를 기존 70만원에서 82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유상증자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주가 조정은 매력적인 매수 기회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에 (주)한화가 실제로 참여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만약 (주)한화가 유상증자에 불참할 경우, 유상증자의 타당성이 감소하고 현 주가가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위험이 있다. (주)한화는 최근 기준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분 33.9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이외에 국민연금공단이 7.4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주주 구성원 중 소액주주 비율은 54.1%이며, 주주 수는 11만6816명에 달한다. 이들 소액주주들에게 약 2조8800억원의 지분이 배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주)한화가 유상증자에 참여해야 할 의무는 하지만, 과거 자료에 따르면 그들의 현금성 자산은 1868억원에 불과해 유상증자 참여가 어려운 상황임을 나타내고 있다.
이와 같은 유상증자 참여 여부는 오너가의 결정에 달려 있으며, 이는 기업의 전반적인 재무 전략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