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부동산 운용사에 임대료 인하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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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홈플러스가 자사 매장을 포함하는 부동산 펀드 및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운용사들에게 임대료 삭감을 요구하고 나섰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국내 부동산 운용사들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사모펀드 및 리츠의 경우 50%, 공모펀드는 30%의 임대료 감액을 제안했다. 이는 홈플러스가 처음으로 운용사들에게 임대료 관련 공식 입장을 밝힌 것으로, 자사 매장에 대한 임대료를 미뤄왔던 홈플러스의 최근 행보는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임대료 인하 요구를 받은 운용사들은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만약 임대료를 감소시키면 펀드 수익률이 하락하게 되고, 향후 매각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운용사는 계약 시 파산이나 회생신청과 같은 중대한 사유 발생 시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을 포함했다는 점에서, 홈플러스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불리한 상황에 처해있다. 이러한 결정은 결국 ‘울며 겨자 먹기’식의 선택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요구안을 거부할 경우 더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산 가치가 하락하면 펀드 만기 전 매각 작업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현재 홈플러스 매장을 포함하는 부동산 펀드와 리츠의 운용자산 규모는 약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압박 속에서 신한리츠운용의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공문 발송 이후 주가가 2.75% 하락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그 외에도 홈플러스 매장을 리츠로 편입한 다양한 운용사가 있다. 예를 들어, 제이알제24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 케이비사당리테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그리고 케이비평촌리테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등이 있다. 또한 이지스자산운용과 유경PSG자산운용은 홈플러스와 관련된 공모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홈플러스 울산점, 구미점, 시화점 매각을 추진했던 유경PSG자산운용은 지금의 상황 때문에 펀드 만기를 2028년으로 연장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홈플러스의 이러한 조치는 단순히 임대료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향후 부동산 투자 시장 전반에 걸쳐 파급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향후 부동산 관련 운용사와 홈플러스 간의 협의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가 업계의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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