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고율 관세에 영향받아 시가총액 1위 내줘…MS가 1위로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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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전쟁의 여파로 나스닥 시가총액에서 1위를 잃고 2위로 밀려났다. 반면, 상대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낮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올라갔다. 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는 전날보다 4.98% 급락하여 172.42달러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애플의 시가총액은 약 2조5928억 달러로 감소했다.

이번 애플 주가 급락의 주요 원인은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대해 최대 104%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 결정은 중국이 추가로 34% 포인트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의 보복 조치를 발표한 것에서 비롯됐다. 이로 인해 애플의 주력 제품인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의 가격 인상과 수요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경우 전체 제품의 약 95%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이는 핵심 생산기지이자 가장 큰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애플은 중국의 세 공장인 폭스콘과 페가트론에서 제품을 공급받고 있으며, 인도와 베트남에서도 일부 제품을 생산하긴 하지만, 비중은 상당히 적다. 예를 들어, 인도에서의 아이폰 생산량은 약 10~15%에 불과하며, 베트남에서는 주로 에어팟과 애플워치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애플의 지난해 총 매출 3910억 달러 중 약 17%에 해당하는 670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어 그 중요성이 크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 중국 소비자들이 애플 제품 대신 자국 브랜드인 샤오미나 화웨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져,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MS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의 사업 모델을 가지고 있어 관세 영향력이 적다고 평가받고 있다. MS의 주요 제품인 윈도우, 오피스 및 클라우드 서비스는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 분야에 속해 있어 현재 미국 정부가 부과한 관세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을 전망이다. MS의 하드웨어 매출은 전체 매출의 1.9%에 불과하며,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비중도 1.5%에 그치고 있다.

MS는 이미 중국 내 합작 회사인 위크리소프트에서 직원 2000명을 해고하고 운영을 중단하는 등 사업 축소에 나선 상태이다. 이러한 노력들은 애플과 같은 우려를 덜어줄 수 있는 요소가 되며,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애플도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올해 말까지 아이폰의 인도 생산 비중을 25%로 늘리고, 인도네시아의 바탐과 반둥 지역에 공장을 건설하는 등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당분간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므로 투자자들의 우려는 지속될 전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트럼프 정부 시절과 달리 협상을 통한 해소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위안화 가치가 급락한 상황은 환율 전쟁이 미중 갈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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