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안 속 금과 현금 선호하는 고액자산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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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액자산가들이 경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금과 현금을 대량 구매하고 있는 추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총 7180억원 상당의 금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 금 순매수액 180억원의 40배에 달하는 규모로, 이미 지난해 연간 매입액 5480억원을 훌쩍 초과한 수치다.

이처럼 고액자산가들이 금에 대한 투자를 희망하는 이유는 경기의 비상식적인 변화들, 예를 들어 글로벌 관세 전쟁과 같은 외부 요소로 인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금리 시대에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이들이 현금을 보유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일부 전문가들은 시중 유통 현금이 200조원을 넘어서 역사적인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자료에 따르면 3월 기준 화폐발행 잔액은 197조원으로, 2월에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198조원에 근접해 있다. 이는 중앙은행이 공급한 자금이 상당 부분 은행으로 돌아가지 않고 시중에서 머물고 있음을 나타내며, 많은 이들이 금고와 같은 보관 공간에 현금을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고액권의 환수율이 50%에 불과하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

금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개인용 금고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개인용 금고의 수입액은 528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하였고,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인 2021년을 제외하고는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이러한 현상은 금과 현금을 안전하게 보관하려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더불어, 개인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서 국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3~4월에 모집된 5년물 국채 1300억원에 대해 2300억원이 몰리는 현상이 그런 예시이다. 원금을 보장받고 이자가 복리로 재투자되는 국채의 매력 또한 강화되고 있다.

앞으로도 유망 자산으로는 예금, 금, 채권, 현금 등이 각각 40%, 32%, 32%, 28%의 비율로 선호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고액자산가들이 미래의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위험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나금융연구소의 연구위원인 황선경은 이러한 투자 현상이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신한은행의 경제학자 백석현은 금값이 최근 급등했지만, 여전히 금이 투자 가치가 있다고 강조하며, 하락할 때마다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효과적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이는 금이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안전성과 안정성을 제공하는 자산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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