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국 정치 규제의 불확실성이 달러와 국채에서 자금이 빠져나오는 현상을 초래하며, 달러 지수가 올해 들어 9%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제 전문가들은 달러의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런 달러 약세는 일본 엔, 스위스 프랑, 유로 등 안전 자산으로 평가받는 통화의 가치를 상승시켰다.
모넥스 유럽의 거시경제 연구 책임자 닉 리스는 “개발도상국들은 물가 상승, 부채, 자본 유출 위험에 직면해 있어 통화 평가 절하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게다가 에크시노스의 금융 시장 전략 리드 웨일 마카렘은 “개발도상국들이 통화 평가 절하를 선택하면 이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달러의 하락은 전 세계 중앙은행들에 혼란을 주고 있으며, 미국 자산에서의 자금 유출은 보다 넓은 신뢰 위기를 반영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수입 물가 상승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최근 글로벌 펀드 매니저 조사에 따르면, 참가자의 61%가 향후 12개월간 달러 가치 하락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20년 만에 가장 비관적인 전망으로 꼽힌다.
달러 약세는 특히 일본 엔과 스위스 프랑, 유로와 같은 안전 자산 통화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있다. 올 들어 일본 엔은 달러 대비 10% 이상, 스위스 프랑과 유로는 각각 1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멕시코 페소는 5.5%, 캐나다 달러는 4% 이상 가치를 높였고, 폴란드 졸로티는 9%, 러시아 루블은 22% 이상 강세를 보였다.
반면, 개발도상국 통화의 상황은 다소 복잡하다. 베트남 돈과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달러에 대해 기록적인 약세를 보였으며, 터키 리라도 최근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위안화 역시 두 주 전 달러에 대해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이후에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약세 달러가 중앙은행들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달러로 표시된 대규모 부채를 지니고 있으며, 약세 달러는 실질 부채 부담을 낮춰줄 수 있다. 또한, 국산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 수입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져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이는 금리 인하의 여지를 늘려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중앙은행들은 통화 평가 절하를 피하고자 할 것이다. 통화가치 하락은 물가 상승을 초래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웰스파고의 경제학자 브렌든 맥케나는 “최근의 통화 하락은 단기적인 여유를 제공하지만, 통화전쟁을 피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유럽 중앙은행은 최근 물가 하락 기회를 이용해 기준 금리를 25bp 추가 인하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조치는 물가 상승률이 중앙은행의 2% 목표에 지속적으로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현재 국제 금융 시장에서는 통화 평가 절하의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전망이 존재하지만, 모든 국가들은 자국의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의 복잡성을 고려하며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