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이 심화되면서, 그는 파월 의장을 해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 역사적이고 법적으로 논란이 되는 조치만으로는 트럼프가 원하는 금리 인하를 이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북미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폴 애시워스는 파월을 해임한다고 해서 다른 연준 위원들의 생각이 바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애시워스는 “사실상 파월을 해임하는 것은 연준의 독립성을 해체하는 첫걸음에 불과할 것”이라며 “트럼프가 금리를 낮추려면 다른 여섯 명의 Fed 이사들도 해임해야 할 것이고, 이는 훨씬 심각한 시장의 반발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 이사회 및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장을 동시에 맡고 있으며, 이 위원회가 금리 정책을 결정한다. 애시워스는 FOMC 위원들이 보통 대통령이 임명한 이사들 중에서 의장을 선출하지만, 이들이 트럼프의 의견에 반대해 다른 사람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JP모건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페롤리는 “리더십의 대다수 권한은 실제 일의 기계적 과정보다는 역사적인 경의를 기초로 한다”고 말했다.
도이치뱅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피터 시도로프 또한 개별 연준 위원들이 새로운 리더의 의견에 반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 의장은 FOMC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통화 정책 조치는 다수 결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파월을 해임하면 더 많은 위원들이 쉽게 정책을 완화하라는 압박에 저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논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여러 차례 파월 의장을 비판하면서 제기되었으며, 월터 하셋 백악관 경제 고문은 지난주 트럼프가 Fed 의장 해임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현재 트럼프가 파월을 해임할 법적 권한이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파월은 자신을 해임하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이미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된 사건이 미 대법원에서 심리될 예정이며, 이는 향후 Fed의 운명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연준의 변화뿐 아니라 지속적인 관세 불확실성도 투자자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주식과 채권, 달러의 가치가 모두 하락했다. 월스트리트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연준의 정책 변화가 추가적인 매도세와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두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페롤리는 “연준의 독립성이 줄어들 경우, 이미 고인플레이션 압력에 의해 흔들리는 인플레이션 전망에 추가적인 상승 위험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런 부정적인 결과가 트럼프가 연준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것을 자제하게 만들기를 바랐지만, 지금껏 트럼프는 자신의 의도를 자주 실현해 왔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