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상권 붕괴, 스타벅스와 맥도날드조차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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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와 경남 지역을 포함한 지방 경제의 침체가 심화되면서 유명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와 맥도날드가 잇따라 문을 닫았다. 특히 제주도 칠성로 상점가는 ‘제주의 명동’이라 불릴 만큼 활발했지만 현재는 많은 공실이 발생해 임대 광고가 붙어 있다. 제주 지역의 기자인 고경호는 이러한 현상을 심층적으로 보도하였다.

경남 창원의 합성동 지역 마산터미널 인근 식당가는 정오 점심시간에도 손님이 없어 을씨년스러운 상황이다. 지역 경제의 상징이었던 스타벅스 마산터미널점이 올해 2월에 폐업했고,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던 맥도날드 합성점 또한 2년 전 문을 닫은 이후로 새로운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영 상황도 위태롭다. 창원의 한 가전 부품 업체는 올해 매출이 두 자릿수로 감소했으며, 이는 원도급 회사의 인건비 절감과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물량이 줄어든 결과다. 부산의 자동차 부품 산업 역시 미국의 관세 문제로 입지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한 부품 업체 대표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도 버텼지만 이제는 경영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올해 1분기 한국 경제는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지방 기업인들이 처한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한국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심리지수는 2년 전과 비교해 업황(-5.6), 생산(-5.8), 매출(-6.3), 내수판매(-7.1)에서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이러한 지수는 기업들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지표화한 것으로, 지수가 낮을수록 경기에 대한 비관적인 사고가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제주 지역의 기업심리지수는 -31.7로 심각한 상황이며, 부산(-17.7), 경남(-17.0), 대전(-12.3)도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생산 부문은 더욱 심각해져, 제주 지역의 기업심리지수는 -41.7를 기록하였다. 한 토목자재 생산 업체 대표는 23년째 운영 중인 업체가 지금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며, 도산 위험이 높아지고 있음을 우려했다.

지방 기업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대출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은행들이 위험 관리를 강화하면서 자금 공급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제주(1.1%), 충남(0.4%), 강원(0.4%) 지역의 연체율은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역 은행 관계자는 많은 지방 기업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보수적으로 대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상황에서 지방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신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모빌리티, 관광, 금융 등 지역 특성과 여건에 맞는 신산업이 성장해야 한다”면서 임차료 지원과 법인세 인센티브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는 무분별한 지원이 금융 시스템을 약화할 수 있다며, 기업 회생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선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방의 상권과 기업이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적절한 지원 없이는 경제적 회복이 어려워 보인다. 앞으로의 지방 경제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정부와 기업 모두의 심도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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