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재무부 채권의 오랜 안전 자산으로서의 명성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보적’ 관세 발표 이후 약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신흥 시장 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재무부 채권의 장기적인 매도가 진행된 이후, 신흥 시장의 현지 통화로 발행된 채권에 대한 자금 흐름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발표를 한 4월 2일 이후, 신흥 시장 현지 통화 채권에는 24억 달러의 자금이 유입되었다. 이와 반대로, 미국 10년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4월 25일 기준으로 7 베이시스 포인트 이상 상승하며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에서 벗어나고, 외부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노력을 가속화하는 결과다.
브랜디와인 글로벌 투자 관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카롤 라이(Carol Lye)는 “멕시코, 브라질, 남아프리카 등의 국가의 채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국가의 현지 통화 채권에 대한 투자욕구가 커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번 변화는 특히 현지 통화로 가격이 책정된 채권들 때문이며, 해외 투자자가 이러한 채권을 구매함으로써 해당 통화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게 된다. 라이 매니저는 “실질 수익률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신흥 시장에 머무는 것이 매력적이며, 이러한 통화 역시 달러에서 빠져나오면서 혜택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 모비우스(Mark Mobius)는 “이는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으로부터 다각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라고 지적하며, 신흥 시장의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재무부 채권에서 신흥 시장에 투자하는 고정 수익 자산으로 전환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재무부 채권의 매도는 유럽 국채와 일본 국채와 같은 대체 안전 자산으로의 수요 증가를 불러왔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동이 개발된 시장에서 흔한 현상이라고 밝혔다.
또한, 브랜디와인의 라이 매니저는 “다가오는 미국의 경기 침체 속에서도 신흥 시장이 버티고 있는 모습이 투자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며, 해당 국가들이 충분한 재정적 완충 장치와 통화 정책의 여유가 있어 성장 우려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신흥 시장에서의 현지 통화 고정 수익 자산은 달러가 약세를 보일 때 다른 자산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다. 타다스 게드미나스(Tadas Gedminas)는 “약세 달러, 낮은 원자재 가격, 그리고 글로벌 금리 완화의 시장 환경에서는 신흥 시장 로컬 통화 고정 수익 자산이 다른 고정 수익 자산보다 성과가 우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투자자들은 신흥 시장을 “완전히 새로운 렌즈”로 바라보고 있으며, 과거 미국 자산에서 투자해 손실을 봤던 경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변화가 관심을 끌고 있다. 다른 부문에서의 상대적 저조함이 국내 투자자들에게 해외 투자 기회를 재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오늘 내놓은 정보는 투자자들이 미국 재무부 채권에서 아시아와 남미 등의 신흥 시장 채권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경향을 반영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자산 배분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