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로 한 단계 낮췄다고 발표했다. 이번 등급 강등은 정부가 직면한 재정적 부담이 높은 금리를 동반한 정부 부채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무디스는 성명에서 “이번 한 단계 강등은 10년 이상 지속된 정부 부채와 이자 지불 비율의 상승을 반영한 것으로, 비슷한 신용등급을 가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때 현저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막대한 예산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국채 이자 비용이 증가하고 더 많은 부채를 조달해야 하는 상황 때문이다. 또한, 올해 누적 재정 적자는 1조 5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얼마 전 통관료의 증가로 인해 일부 재정 불균형이 해소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무디스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이처럼 강등한 유일한 기관은 아니며, 이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2011년 8월에 미국을 AAA에서 AA+로 낮췄고, 피치 레이팅스는 2023년 8월에 같은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번 발표는 미국 하원의 예산 위원회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17년 세금 감면 연장안을 포함한 포괄적인 패키지를 부결한 직후에 나왔다.
무디스는 “역대 미국 정부와 의회는 매년 대규모 재정 적자와 증가하는 이자 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합의하지 못했다”며 “현재 논의 중인 재정안으로는 필수 지출과 적자의 다년간 실질적인 감축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1993년 처음 미국 채권을 평가한 바 있으며, 1949년부터 미국의 신용 평가 기준을 AAA로 설정해왔다. 이 같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벤치마크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장 마감 후 3bp 상승하여 4.48%에 거래되었으며, iShares 20년 이상 국채 ETF는 약 1% 하락하였고, SPDR S&P 500 ETF 신탁은 0.4% 떨어졌다.
블리클리 재무 그룹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피터 부크바카는 “국채 수익률은 외국 수요 감소와 지속적으로 재융자해야 할 방대한 부채 규모와 같은 근본적인 요인에서 여전히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번 강등은 미국의 부채와 적자가 심각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은 미국의 안전 자산으로서의 지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세계 시장에서 달러의 가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에 대한 반응으로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으며, 달러화는 국제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