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코스피가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하면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주식 투자 시 자금을 빌리는 ‘빚투’ 현상이 급증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9일 기준 19조6084억원으로, 지난 주(13∼19일) 동안에만 7584억원 증가했다. 신용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고 남은 금액으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코스피의 추가 상승 기대감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신용 잔고가 2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식 외상거래인 미수거래 또한 증가하고 있다. 금투협의 자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은 9582억원으로, 이달 들어 592억원 증가하며 1조원에 근접하고 있다. 미수거래는 만기가 3거래일인 초단기 융자거래로, 투자자들은 주가가 사흘 이내에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하여 자금을 빌려 주식을 구매한다. 만기 내에 자금을 갚지 않으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피의 급격한 상승이 있었기 때문에 당분간 ‘숨고르기’가 필요할 것으로 일컫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추진 등으로 내수 경제가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단기적인 조정을 겪은 이후에는 상승세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최근 상대적으로 소외된 업종, 특히 인터넷과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빠른 상승세를 보인 금융, 지주사, 원자력, 건설, 조선, 방산 분야의 종목에 대해서는 추격 매수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과 신규 정부 정책 전환을 통해 직접적인 모멘텀이 생길 수 있는 반도체, 인터넷, 제약, 이차전지 업종에 기회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투자자들은 단기 조정이 끝난 후에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망한 종목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