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치열한 갈등을 겪고 있는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 가격을 전격 인상했다. 11일, 최 회장이 이끄는 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를 기존 83만원에서 89만원으로 높였으며, 이는 주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적인 결정으로 해석된다. 최 회장 측은 공개매수 물량도 최대 414만657주(20%)로 확대하며, 영풍정밀의 공개매수 가격도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인상하고, 매수 예정 수량을 35%로 늘려 자산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반면,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은 기존 발표한 대로 공개매수가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최 회장이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 조정한 것이 회사에 부담을 더할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MBK 측은 이러한 결정이 총매수 규모를 약 2조7000억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증가시키며, 이는 고려아연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금융감독원의 과열 경고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시장은 양측 간의 극적인 타협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공개매수 경쟁과 유사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번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이후 양측이 물밑에서 대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혼란을 겪고 있는 주주 보호를 위해 고려아연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유통되는 주식을 전부 흡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주가의 급등락으로 인한 주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 회장 일가는 영풍 주식을 매각하여 확보한 자금을 통해 경영권 수성을 위한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이 과정에서 새로운 우군인 티케이지태광을 끌어들였다.
한편 MBK와 영풍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에 따른 세금 문제를 강조하며,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내국법인이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반박하며,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결국, 경영권 분쟁이 격화됨에 따라 주주와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으며, 앞으로 양측 간의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귀추가 주목된다. 최 회장 측의 가격 인상 및 공개매수 확대가 주주 피해를 줄이는 데 얼마나 효과적일지가 향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