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금융감독청(FCA)이 개인 투자자에게 금지해 온 암호화폐 상장지수채권(cETN)에 대한 접근을 허용할 가능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가 시행될 경우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주요 암호자산에 대한 간접 투자가 가능해져, 국내 개인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경로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검토는 미국에서 스폿 비트코인 ETF가 승인된 이후,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기관 및 소매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에 유입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 전체에서 암호화폐 관련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미국과 유럽에서 빠르게 제도화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역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이러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영국 암호화폐 산업협회인 크립토UK(CryptoUK)는 FCA의 제안을 환영하며, “cETN 접근 허용은 시작에 불과하며, 소매 투자자를 위한 암호화폐 ETF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 ETF는 자산을 직접 보유할 필요가 없어 보관 위험이나 높은 비용 부담 없이 거래할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에게 더욱 적합한 투자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대해 코인베이스 영국지사와 21셰어스(21Shares) 같은 주요 업체들도 FCA의 검토를 지지하고 있다. 이들은 제한된 접근 정책이 오히려 투자자들을 규제를 피하기 위한 위험한 해외 거래소로 내몰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인베이스 UK의 키이스 그로스(Keith Grose)는 “영국은 후발주자로서 더 정교한 모델을 도입할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독일과 스위스에서 이미 암호화폐 ETF가 개인 투자자에게 허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영국이 지체하면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FCA는 오는 여름에 최종 규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진행 중인 심의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이외에 다른 암호자산을 포함할지 여부와 스폿 기반 ETF로 정책을 확대할 수 있을지를 주요 검토 사항으로 두고 있다. 현재 cETN은 개인 투자자가 프라이빗 키와 같은 기술적 요소를 직접 다루지 않고도 디지털 자산에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FCA와 업계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투자에는 여전히 높은 변동성과 전액 손실 가능성이라는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투자자의 철저한 정보 이해와 위험 관리, 그리고 명확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