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가성비 중심의 소비 패턴이 확산되며 명품 산업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매출 부진에 대해 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반면, 시장에서는 소비자 취향의 구조적 변화가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의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22%나 하락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프랑스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LVMH의 주가는 올해 23%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탈리아 브랜드 몽클레르 또한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 감소하며 업계 전체에 대한 우려를 증대시켰다.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올해 실적 부진을 일시적이라 단언했으나 투자자들은 이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투자자들이 지난 2년간 유럽 명품 브랜드의 실적 회복을 기대해 왔지만, 최근에는 명품 업계의 장기적 매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팬데믹 동안 명품 브랜드들이 핸드백 가격을 공격적으로 인상하는 한편 소비자들이 더 나은 가성비를 갖춘 대안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 4년간 가격을 크게 인상하지 않은 보석 브랜드인 리치몬트는 주얼리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11% 성장하는 성과를 보였다.
젊은 세대, 특히 Z세대는 SNS를 통해 명품 가격 인상 사례를 접하며 명품에 대한 환멸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명품 산업의 공급망에서 벌어진 문제나 가격 책정에 대한 비난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이들의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생겼다.
WSJ는 또한 글로벌 주요 명품 시장의 규모가 지난 10년 간 50% 더 확대되었다며, 새로운 디자이너가 젊은 고객들의 요구를 정확히 반영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성장 속도를 유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명품 산업이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최근의 가성비 소비 확산은 명품 시장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으며, 브랜드들은 향후 어떻게 젊은 소비자를 공략할지에 대한 전략을 재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는 명품 시장의 미래에 중대한 변동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