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경 NH투자증권 부사장은 최근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전략이 중요한 변화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이 발효됨에 따라 이들은 해외에 쌓인 자산을 국내로 돌리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정책은 장기 사모 상품보다 단기 유동성 중심의 운용을 선호하게 만들고 있으며, 특히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부사장은 “현재는 장기 묶음을 지양하고 유동성을 키우고 언제든지 자산을 쉽게 움직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하였다. 고액 자산가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소는 주로 세금이며, 최근 부각된 절세 가능성 덕분에 많은 이들이 해외 자산을 국내로 환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소득에 분리과세가 적용될 경우, 국내 대형주의 투자 매력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른다. 이 부사장은 “배당수익률 3%인 기업이 분리과세의 혜택을 받는다면 종합과세의 대상이 되는 예금이자보다 실효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주지하면서, 이에 따라 대형주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상장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강화하려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자산가들은 세제 전반의 불확실성 때문에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 부사장은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자산 배분 전략은 이미 바뀌고 있다”고 전하며, 최근 5월 이후에는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관심이 해외에서 국내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즉, 유연하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나 공모펀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사모펀드와 폐쇄형 장기 상품의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또한 정부에서 도입할 예정인 종합투자계좌(IMA)에 대한 기대도 높다. IMA는 원금 보전형 상품까지 포함할 수 있어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 운용 방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부사장은 “자본시장에서 ‘원금 보전’이라는 표현 사용이 원칙적으로 어렵지만, IMA에서는 특정 구조로 그 문구를 활용할 수 있다”며, 퇴직연금에서 IMA 계좌의 활용이 허용될 경우 증권 기반 자산 유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 전략 변화와 함께 자산관리(WM) 서비스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의 패밀리오피스 가입 가문은 최근 200곳을 넘어섰으며, 이에 따라 가입 기준이 기존 100억원 이상에서 300억원 이상으로 상향조정되었다. 과거에는 자산 증식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상속·증여, 업종 전환, 자산 리밸런싱 등 다양한 이슈를 다루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 부사장은 고객에 맞춘 복잡하고 정밀한 자문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WM 부문과 기업금융(IB) 부문 간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의 니즈가 복합화됨에 따라 자산관리와 금융 구조화는 하나의 통합 전략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이러한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각 영역에서 전문인력을 영입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방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중소기업 고객의 자금 조달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