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디지털화폐실로 개편…CBDC 및 스테이블코인 정책 추진 가속화

[email protected]



한국은행이 금융결제국 산하의 디지털화폐연구실을 ‘디지털화폐실’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연구’라는 용어를 제거하여 실질적인 사업 부서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디지털화폐 관련 정책과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은행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 논의에 대응하기 위해 ‘가상자산반’도 운영하기로 하여 디지털 화폐 생태계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한은에 따르면, 디지털화폐 연구실의 명칭 변경은 31일부터 시행되며, 기존의 디지털화폐기술1팀과 기술2팀도 각각 디지털화폐기술팀과 디지털화폐인프라팀으로 이름을 변경한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연구원 외의 부서명에서 ‘연구’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곳이 없기에, 연구만 수행하는 부서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자 했다”고 밝히며, 새로운 이름으로 인해 기존 업무가 크게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화폐연구실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사업을 전담하는 부서로 올해 초에 디지털화폐연구부에서 격상된 조직이다. 특히 이 부서는 ‘프로젝트 한강’으로 알려진 디지털화폐 활용성 테스트를 주도해왔으며, 지난달 말에는 1차 테스트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종료되었으나, 준비 부족과 비용 부담 등의 문제로 참여 은행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면서 예정되었던 2차 테스트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최근 한국은행은 CBDC 기반의 예금토큰이 사실상 은행 중심의 스테이블코인과 유사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러한 주장은 일부에서 요구하는 비은행 스테이블코인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프로젝트 한강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안전하게 도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며, “미래에는 디지털화된 화폐가 필요하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디지털화폐연구실은 명칭 변경 이후에도 CBDC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프로젝트 한강의 2차 테스트 재추진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관련 논의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 또한 스테이블코인 관련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각각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준현 의원도 새로운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지며, 향후 정치적 절충이 이루어질 때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는 업계의 시각이 있다.

한국은행의 가상자산반 신설 결정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스테이블코인과 가상자산 관련 논의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입법 과정에서 정부 및 국회와의 협력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