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의 조상은 토마토? 900만 년 전 진화의 비밀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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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중요한 농작물로 자리 잡은 감자의 기원이 밝혀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 900만 년 전, 감자는 야생감자와 유사한 식물과 토마토 간의 자연 교배를 통해 탄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중국농업과학원(CAAS)의 황싼원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에 의해 진행되었으며, 런던 자연사박물관, 에든버러 왕립식물원, 중국농업과학원 선전농업유전체연구소 등의 협력으로 이루어졌다.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셀(Cell)’에 발표됐다.

감자는 매년 3억5000만 톤 이상 생산되는 핵심 농작물로, 약 1만 년 전 안데스산맥 지역에서 처음 재배됐다. 그러나 감자의 기원이 무엇인지에 대한 연구는 수년간 정체 상태에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총 450가지의 재배감자와 56종의 야생감자 유전체를 분석하여, 감자가 ‘에투베로숨(Etuberosum)’이라는 덩이줄기가 없는 식물과 토마토 간의 교배에 기인한다는 점을 규명했다. 이들 두 식물은 약 1400만 년 전 공통 조상에서 분기하였으며, 이후 500만 년 간 교배가 지속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자가 갖고 있는 덩이줄기 형성의 핵심 유전자는 두 계통의 유전자 결합에서 유래했다. 덩이줄기 생성을 조절하는 SP6A 유전자는 토마토에서 왔고, 실제 뿌리 성장에 관여하는 IT1 유전자는 에투베로숨에서 파생됐다. 이 두 유전자는 감자가 형성되는 데 필수적이며, 둘 중 하나라도 결여될 경우 감자는 완전히 형성될 수 없다는 것이 연구 법칙이다.

연구팀은 감자가 안데스산맥이 구형되던 시기에 진화했으며, 덩이줄기에 영양분을 저장하는 특성 덕분에 극단적인 고산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감자는 씨앗 없이도 덩이줄기에서 새로운 식물체를 발생시킬 수 있어 다양한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확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황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감자의 진화가 자연 교잡을 통해 새로운 형질과 생물 다양성을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오늘날 감자의 유전적 다양성 또한 이러한 진화 과정을 통해 형성된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앞으로의 농업적 기초 연구와 품종 개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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