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증시의 부진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불확실성으로 인해 해외주식 투자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해외주식 투자자 수는 이미 710만명을 넘어섰으며, 연말까지 1000만명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50만명이 증가한 수치로, 국내 주식 보유자의 수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00만명이라는 점에서 해외주식으로의 투자 흐름이 상당히 두드러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9개 주요 증권사에서 달러 환전을 진행한 투자자 수는 총 710만7948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달러를 매수하거나 매도한 투자자를 포함한 수치로, 중복이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서학개미’—해외주식에 주목하는 개미 투자자—의 수치로 해석될 수 있다. 2021년에는 588만명이던 이 수치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며, 올해 8개월 만에 작년 기록을 이미 초과한 셈이다.
반면, 국내 주식 투자자는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919만명에서 2022년 1440만명으로 증가했다가, 2023년 들어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주식 투자자들은 해외로의 이동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코로나 이후 3000선을 넘겼던 시점에서 현재는 2500선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는 국내 주식 시장의 역동성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변화의 원인은 국내 외환 및 투자 관련 정책의 불확실성에 크게 기인한다. 민주당은 금투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찬반 토론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결정된 방향이 없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 우려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주식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였던 2030대 젊은 투자자층이 최근 ‘서학개미’로의 전환을 통해 해외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들은 주로 국내에서 거래하던 배터리 및 반도체 주식을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2011년 이후 박스권에 갇혀 있는 현실에서,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은 자명한 흐름”이라며 “자산 분산의 관점에서도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국내 주식 시장의 매력이 감소하는 가운데, 해외주식 투자로의 대이동은 투자 환경의 변화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의 시장 전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