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OPEC의 원유 생산 축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글로벌 시장에 원유를 대량으로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원유 공급 증가가 이루어질 경우, 유가가 배럴당 5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이는 러시아를 포함한 OPEC 회원국들에게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00달러 이상의 유지를 목표로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해 OPEC 회원국들에게 바이오 생산량 감축을 요청해 왔으나, 현재 브렌트유 가격은 약 75달러 정도에 머물며 2022년 7월 이후 100달러 이하로 거래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2월부터 글로벌 원유 시장에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였으며, 이로 인해 OPEC 회원국들이 생산량 감소에 미온적이라면 유가는 50달러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러한 가격 하락은 각국의 정부 예산 수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는 월 생산량을 추가 83,000 배럴 증가시킬 계획이며, 이는 2025년까지 총 100만 배럴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러시아는 경제가 석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이 정부 지출을 늘리며 과잉 생산을 부추겼다는 분석을 받고 있다. 최근 S&P 글로벌의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7월에 하루 122,000 배럴의 목표를 초과 생산하고 있다. 러시아의 재무부 장관인 안톤 실루아노프는 러시아가 2027년까지 석유 및 가스 의존도를 23% 수준으로 낮추려 하고 있지만, 산업 전체의 40% 이상이 여전히 석유와 가스에서 나오는 예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목표는 도전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석유 수익을 제한하기 위해 해상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배럴당 60달러로 가격 상한제를 두었으며, 이는 러시아가 EU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그림자 유조선을 이용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더라도 사우디의 원유 공급이 늘어날 경우 어려움을 겪게 만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워싱턴 전략연구소의 사우디 및 에너지 정책 프로그램 디렉터인 사이먼 헨더슨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결정이 2020년 팬데믹 기간 중 러시아와의 석유 가격 전쟁을 재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재정 균형을 맞추기 위해 100달러 이상의 유가 수익이 필요하지만,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저 유가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충분한 재정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러한 이번 결정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중요한 전환점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이며,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