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중심 경영, 현실인가? 한국 기업들이 직면한 전략적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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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적극적으로 채택하는 해외 기업들과 달리,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고민에 빠져 있다. 제도적 기반은 점차 정비되고 있지만, 실제 실행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최근 웨이브브릿지가 발간한 ‘Bitcoin Treasury 101’ 리포트는 글로벌 사례를 통해 비트코인의 전략적 가치를 진단하고, 국내 기업들이 마주한 구조적 장애물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비트코인을 단순한 투기 자산이 아닌 재무 및 사업 전략을 아우르는 핵심 자산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블록, 테슬라, 넥슨 등이 대표적으로 비트코인을 자산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며 그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회사의 자본금의 60% 이상을 비트코인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비트코인 중심 경영’을 실현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자산가치와 주가를 동시에 끌어올리고, 이는 다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과 재매입으로 이어지는 순환적 재무 구조를 만들어 내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의 상황은 다소 상반된다. 2023년부터 재무 및 규제 측면에서 여러 발전을 이루었으나, 실제 비트코인 보유는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의 금융위원회는 2025년 법인의 비트코인 투자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K-IFRS 회계처리 지침도 마련됐다. 하지만 국내 상장 기업들의 비트코인 보유 규모는 약 3,000억 원에 불과하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도 매우 낮은 수치이다.

해당 리포트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이 비트코인 투자를 주저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첫째, 지배구조 리스크로, 대기업들은 수직적인 지주회사 체제를 가지고 있어 그룹 전체의 재무 안정성을 중시한다. 만약 한 계열사가 비트코인에 투자하면 그러한 리스크가 그룹 전체에 перенос될 수 있다. 둘째, 세대 간 인식 격차로, 현재 국내 기업의 임원층 저 대부분이 50대 이상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하다. 셋째, 투자 성과의 불확실성 덕분에 주주총회 및 이사회 등에서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리포트는 두 가지 도입 전략을 제안하고 있다. 첫 번째는 공격형 전략으로, 기업이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해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기업가치와 연동시키는 방식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일본의 MetaPlanet이 이와 같은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반면, 두 번째는 보수형 전략으로, 잉여현금을 활용하여 1-5% 수준으로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는 접근이다. 넥슨은 이러한 보수형 전략을 이미 실천에 옮기고 있다.

또한 리포트는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간주할 경우, 기존의 재무지표(RoE, RoA)만으로는 기업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새로운 지표들이 도입되고 있으나, 국내 투자자에게는 이러한 지표가 아직 낯설기 때문에 기존 지표와 병행한 교육 및 공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한국 기업에겐 비트코인을 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한다. 리포트는 현재가 “마지막 골든 타임”이라고 지적하며, 해외의 사례를 참고하여 체계적으로 비트코인을 도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므로 기업들은 소규모로 비트코인을 편입하여 내부 합의와 데이터 축적을 이뤄가며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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