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30 세대가 국내 주식 시장에서 이탈하고 해외 주식으로의 투자 선호가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젊은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민주들의 주가 하락과 2차전지 주식에서의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3분기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상위 종목 10개 중 6개가 미국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시장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해외 자산으로의 선호도가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3년 결산 상장법인 개인 소유자 중 30%가 2030 세대이며, 이들이 국내 주식 시장에서 이탈할 경우 투자자 저변이 크게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들 세대는 자산이 축적됨에 따라 주식 시장의 주축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해외 주식 선호가 만연하면 장기적인 국내 주식 투자자 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지속적인 주가 하락과 지난해 큰 상승을 보였지만 이후 급락한 2차전지 주식의 실패가 투자자들에게 큰 학습 경험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2030 세대는 국내 주식 계좌의 절반 이상을 미국 상장 지수 펀드 ETF로 구성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 상장된 미국 지수 ETF는 거래 당일 환전의 불편이 없고 낮 시간에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매일경제가 NH투자증권에 의뢰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대의 순매수 종목 중 ‘TIGER 미국 S&P500’, ‘TIGER 미국 나스닥100’, ‘TIGER 미국 배당 다우존스’와 같은 ETF들이 포함되었다. 이는 모두 미국 지수의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들이다. 반면 개별 주식 중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기아가 순매수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으나, 작년과 비교할 때 선호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30대 역시 2차전지 주식에 대한 선호가 예전처럼 강하지 않으며, 대신 미국 ETF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었다. 이는 특히 연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최근의 경향을 반영하고 있으며,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국내 상장 미국 ETF로의 이동이 두드러진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기관 투자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 기관 투자자들은 약 9조5800억원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고, 이는 투자 성향의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주식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를 포함한 주요 주식들의 주가가 줄곧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은 더욱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주식 시장의 부진과 더불어 해외 주식 투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이 이끄는 미국 증시의 상승세와도 관련이 깊다. 그러나 국내의 주요 상장 기업들이 저PBR주로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를 받지 못하고, 삼성전자는 올해 24.5% 하락하는 등의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이처럼 2030 세대의 ‘주식 이민’은 단순히 투자 성향의 변화가 아니라, 국내 기업에 대한 신뢰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앞으로 이들이 선택하는 해외 ETF가 어떤 성과를 거둘지에 따라, 국내 주식 시장의 향후 방향성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