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주가가 1년 7개월 만에 5만 원대로 떨어지며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저가 매수세가 여전히 활발하다. 최근 한 주간 개인 투자자들은 총 1조5147억 원 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하며 개인 매수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미래 전망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14일 거래를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400원(0.68%) 상승한 5만93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10일 5만8900원으로 연저점을 기록하면서 주가가 6만 원 선을 하회한 이후의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으로 6만 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작년 3월 이후 처음이며, 지난해 1월의 5만52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 후에도 주가는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매출 79조 원, 영업이익 9조1000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아래로 내려앉혔다. 특히 스마트폰과 PC 수요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범용 D램 부문이 더욱 부진하여 예상 실적을 초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급격한 주가 하락을 틈타 저가 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DB금융투자의 서승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현 주가가 12개월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 기준으로 1.0배까지 하락한 만큼, 저점 매수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순익이 하락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을 포함한 8개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KB증권은 목표가를 9만5000원에서 8만 원으로 낮추었고, NH투자증권은 9만2000원에서 9만 원으로 조정했다. iM증권 또한 9만7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목표가를 조정하면서 부정적인 전망을 나타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및 PC 수요 부진과 중국의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가 삼성전자의 성장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향후 메모리 사이클의 둔화를 예고했다. 중국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D램 생산능력을 3배 확대할 계획이며, 미국 정부의 제재가 없다면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