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한미 국방장관 통화 후, 한국이 북한에 대한 방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야 하며, 국방비 지출에서도 롤모델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냈다. 콜비 차관은 한국이 북한 위협에 대한 강력한 방어를 원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며, 국방 지출 측면에서도 다른 국가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입장을 소셜 미디어에 기고하며, 미국과 한국이 지역 안보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고 군사 동맹을 현대화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발언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의 역할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기대를 명확히 보여준다. 콜비 차관이 주장한 ‘대북 방어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은 재래식 군사력에서 한국이 더욱 많은 책임을 맡고, 이를 위해 국방비를 증액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미국 행정부가 이번 3월에 발표한 ‘임시 국방 전략 지침’에서는 중국의 대만 침공 대비와 미 본토 방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북한과 이란 같은 다른 위협 요인은 동맹국에 맡기겠다는 방안을 고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비 차관은 과거부터 북한의 핵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제공하더라도 한국이 더 주도적으로 북한의 재래식 위협을 방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
콜비 차관의 한국 방어 역할 강조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전시 작전 통제권 전환 논의와도 밀접하게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그의 발언은 단순히 방어적 측면만이 아니라, 한국 정부가 과거부터 준비해온 여러 방안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콜비 차관이 언급한 국방비 지출 논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에게 요구한 코로나19 대응에 따라 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라는 기준과도 연결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기준을 아시아 동맹국에도 적용하겠다는 단서는 곧 한국 정부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한국의 국방예산은 GDP의 2.32%로, 이를 배로 늘리는 것은 상당한 도전 과제가 될 것이다.
콜비 차관의 발언은 단순히 북한 위협을 넘어서, 미국의 최대 전략 경쟁국인 중국에 대한 억제력 유지와도 연관된다. 그는 ‘전략적 유연성’을 통해 주한 미군의 역할과 활동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본과 호주와의 군사 협력 방안이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차관으로서, 콜비는 미국의 국방 정책 및 전략을 주도하고 있으며, 연내 발표될 새 국방 전략에서 이러한 방향성을 더욱 명확히 할 예정이다. 한미 동맹의 미래는 이제 이러한 정책 방향과 함께 더욱 깊고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