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 신생아의 머리 냄새를 재현한 향수가 출시되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제품은 많은 사람들이 갓 태어난 아기의 향기를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개발되었으며, 특히 후각은 아기와 엄마가 서로의 존재를 인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87년의 연구에 따르면, 엄마의 90%가 냄새만으로 자신의 아기를 찾아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향기는 생후 약 6주가 지나면 점차 사라지기 때문에 이를 대신할 수 있는 제품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이 향수는 고베대학교의 벤처기업인 센츠페스(Sentsfes)에서 6월 15일에 출시한 ‘푸퐁 퓨어'(Poupon pure)라는 제품으로, 신생아의 머리 냄새를 화학 분석하여 유래된 세계 최초의 향료라 자부하고 있다. ‘푸퐁’은 프랑스어로 갓난아기를 의미하며, 이 향수는 꽃향기와 과일 향이 조화를 이뤄 따뜻함과 상쾌함을 전달한다. 출시 후 즉각적으로 화제가 되어 현재까지도 품절 상태이며, 소비자들은 재입고 소식에 열광하고 있다.
제조사인 센츠페스는 고베대학교의 오자키 마미코 명예교수가 쓴 논문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 논문에서는 육아 중인 부모가 아기의 머리와 엉덩이 냄새를 자주 맡는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되었다. 오자키 교수는 하마마쓰 의과대학과 협력하여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들의 머리에서 채취한 향기를 성분 분석하여 총 37가지 냄새 성분을 확인했다. 이 성분들을 통해 아기의 독특한 향을 재현한 것이다.
한편, 아기 냄새는 단순한 향기의 역할을 넘어서, 부모의 행동에 심리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오자키 교수에 따르면, 아기 두피에서 나오는 특유의 향기는 일종의 페로몬으로 여겨지며, 이는 여성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고 남성의 공격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는 이스라엘 와이즈만과학연구소의 연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연구팀은 아기의 두피에서 배출되는 ‘헥사데카날'(HEX)이라는 화학물질이 인간의 행동, 특히 공격적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와 같은 연구들은 아기 냄새가 생존의 중요한 전략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아기가 내뿜는 이 향기는 성인이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함으로써, 아기와의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게 유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해석된다. 아기의 향기를 소중히 여기고 그리워하는 많은 소비자들에게 이 향수는 감정적인 안정감을 선사하며, 아기의 소중한 순간들을 떠올리게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