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미국의 관세 압박에도 러시아와의 가까운 관계 지속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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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미국의 관세 부과 압박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역사적 및 경제적 이유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증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러시아와의 관계를 재정립하라고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냉전 시대에 소련이 해체되기 전부터 인도와 러시아 간에는 밀접한 관계가 이어져왔다. 특히 1960년대에 중소 분쟁이 심화되면서 러시아는 인도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했다. 미국이 파키스탄을 지원하고 인도의 핵실험 이후 다양한 제재를 가한 가운데 양국의 관계는 더욱 견고해졌다. 하르시 판트 인도전략연구소(ORF) 소장은 “인도 국민들은 역사적 이유로 러시아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간주하고 있으며, 미국은 항상 파키스탄 편에 서 있다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역사적 신뢰는 인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도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오히려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함으로써 실익을 얻는 기회를 줬다. ORF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가 수출한 원유의 3분의 1 이상이 인도에 의해 구매되었으며, 인도는 이를 통해 해외에 석유제품을 수출하여 높은 이윤을 순적할 수 있었다. 러시아는 중국에 더 많은 원유를 수출하지만, 중국 의존도 심화에 대한 우려로 인해 인도와의 관계를 더 중요시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러시아와 인도 간의 교역액은 690억 달러(약 96조 원)로 크게 증가했다.

군사 분야에서도 인도는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소련과 러시아의 무기는 인도 군대의 군수 자산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인도는 러시아에서 신형 스텔스 호위함을 취역했으며, 러시아의 기술 지원으로 국내에서 호위함 두 척을 건조하고 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안보 전문가 애슐리 텔리스는 “인도가 러시아산 장비를 대체할 수 있더라도 실제 완전히 교체하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 정부가 지나치게 러시아산 원유와 무기를 구매한다는 이유로 불만을 표명했으며, 이후 인도의 수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인도가 미국에 수출하는 상품의 관세율은 50%로 높아지게 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인도의 러시아와의 전략적 관계는 흔들림 없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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