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예정된 정상회담을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침공의 기회로 삼으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전략적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가 도네츠크 지역을 완전히 장악할 경우 우크라이나가 직면할 심각한 위험을 분석하며 10일 이와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5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어떤 구체적인 요구를 제시할지 아직 불확실하지만, 언론을 통해 전해진 소식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도네츠크주 철수를 요구하는 내용이 공통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ISW는 도네츠크 지역의 완전한 포기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끈질기게 방어해온 ‘요새 벨트’를 포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방어선은 슬로우얀스크부터 코스탄티니노우카까지 연결된 주요 도시와 마을을 포함하고 있으며, 2014년 이후 러시아 및 친러시아 반군의 공격을 막아왔던 중요한 방어체계다.
2022년 2월부터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우크라이나는 도네츠크 저지선에서 큰 피해를 입으면서도 방어를 지속하고 있다. ISW는 “확정적인 평화 합의 없이 휴전의 전제조건으로 도네츠크 지역을 내주게 된다면, 러시아군은 지상 전투의 어려움을 피하면서 더욱 유리한 조건으로 공격을 재개할 수 있게 된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의 방어선은 도네츠크 지역 남북으로 이어지는 코스탄티니노우카-슬로우얀스크 고속도로를 따라 약 50km에 걸쳐 펼쳐져 있다. 슬로우얀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는 방어선의 북쪽 절반을 차지하며, 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은 도네츠크 전역을 방어하기 위해 필요한 보급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올릭시예보-드루즈키우바와 코스탄티니노우카는 방어선의 남쪽을 형성하며, 이들 도시 역시 우크라이나군의 영토 방어와 수복을 위한 중요한 거점으로 기능해왔다.
ISW는 우크라이나군이 2014년 7월 이후 이들 도시를 통제하며 방어선을 강화하고 방위산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많은 자원과 노력을 쏟아 왔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방어선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확장을 저지하는 주요 장애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에서 “영토 교환이 일부 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의 영토 타협을 강요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러한 발언은 우크라이나의 방어 전략에 실질적인 변화가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국제 사회의 관심을 받고 있다.
푸틴과 트럼프 간의 만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되며, 우크라이나의 방어와 관련된 국제적 동향도 함께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