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여성이 에어비앤비에서 숙박한 후 집주인으로부터 파손 비용으로 약 2000만 원을 요구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여성은 이러한 요구가 부당하다고 반박하며 결국 숙박비 전액을 환불받았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분쟁에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이미지 조작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사건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10일 영국의 가디언을 포함한 외신들은 영국인 여성 A씨가 에어비앤비 숙소 호스트의 부당한 배상 요구에 맞서 약 740만 원의 환불과 사과를 받아냈다고 보도했다. 사건의 발단은 집주인이 A씨가 숙소를 이용한 후 파손된 가구 사진을 제출하며 1만2000파운드(약 2070만 원)의 배상을 요구한 것에서 비롯됐다. 제출된 사진은 커피 테이블의 손상 부분이 서로 달라 A씨는 “이는 AI 또는 디지털로 조작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반박했다.
A씨는 올해 초 학업을 위해 미국 뉴욕의 한 원룸 아파트를 2개월 반 동안 임대했으나, 치안 문제로 불안함을 느껴 조기 퇴실을 결정했다. 그러나 집주인은 매트리스에 얼룩이 생겼고 가전제품과 가구에 손상이 있었다며 고액의 배상을 요구했다. A씨는 집주인이 제출한 사진 속에서 손상 부위의 불일치가 있음을 발견해 이를 바탕으로 조작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에어비앤비는 처음에 집주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A씨에게 약 1000만 원의 배상을 통보했으나, 가디언의 취재 이후 항소를 고려하여 A씨에게 숙박비 전액을 환불하고 호스트의 부정적 리뷰를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A씨는 “경제적인 여유나 시간적 여유가 없는 소비자는 이런 허위 주장에 쉽게 속아 피해를 볼 수 있다”며 AI를 이용한 조작 이미지가 피해 배상의 근거로 악용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가 늘어남에 따라 신뢰할 수 있는 검증 체계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영국의 보안 컨설팅업체 바링가의 세르필 홀 이사는 “이미지나 동영상 조작이 이전보다 더 쉬워졌으며, 자동차 및 주택 수리 분야에서도 허위 보험 청구가 증가하고 있다”며, 분쟁 해결에는 포렌식 검증 도구와 사기 탐지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를 일으킨 집주인은 에어비앤비에서 ‘슈퍼호스트’로 등록된 인물로, 이번 사건으로 경고를 받았으며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면 플랫폼에서 퇴출될 수 있다. 에어비앤비 측은 사건 처리 과정에서 모든 증거를 고려해 공정한 결론을 내릴 것이며, 시스템적 검토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최근 AI 기술의 발전이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소비자 분쟁의 양상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앞으로 이러한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