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이 세계 각국의 정상과 기업 경영자들이 보내는 외교 선물로 가득 차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윤리적 및 법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근 미국 매체 악시노스에 따르면, 기업 CEO와 외국 정상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선물 공세를 펼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애플의 팀 쿡 CEO가 지난 6일 백악관을 방문하여 ‘메이드 인 USA’ 문구가 새겨진 유리 기념패를 수여한 사건이 있다. 특히 이 기념패는 순금으로 제작된 받침대가 있어, 금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 왕실로부터 보잉 747-8 항공기를 선물로 받은 적도 있다. 이 항공기의 가치는 약 4억 달러(약 5553억원)로, 미국 역사상 대통령이 외국으로부터 받은 선물 중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거액의 선물이 백악관에 머물고 있는 것은 과연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외국 선물을 수령하는 것에 대해 윤리적 및 법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연방 정부의 규정에 따르면, 공무원은 외국으로부터 480달러(약 66만원) 이상의 선물을 받을 시 반드시 이를 신고해야 하며, 개인 소유를 원할 경우 해당 금액에 상응하는 돈을 재무부에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이런 규정을 지키지 않아 논란이 일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연방 하원의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최소 117건의 외국 선물을 신고하지 않았다.
신고되지 않은 선물 목록에는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받은 백호 및 치타의 모피 의류와 손잡이 부분이 상아로 된 단검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선물들의 가치는 정부 조사 결과 29만 달러(약 4억원)를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그 중 일부는 비자연 소재로 밝혀졌다.
또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황금 골프채는 현재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백악관의 데이비스 잉글 공보실 대변인은 “글로벌 기업 경영자와 세계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한 비전 덕분에 미국에 투자하고자 백악관을 방문하고 있다”며 “그들은 이러한 활동을 기념하기 위해 선물을 제공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이 지금과 같은 ‘보물창고’로 전락하게 된 이유와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논의될 주제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