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그룹이 알짜 계열사인 DL에너지 매각을 연내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매각을 통해 약 1조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할 예정이나, 해당 자금을 여천NCC에 어떻게 사용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DL그룹은 최근 여천 NCC 지원을 둘러싸고 한화그룹과 갈등을 겪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의 따르면, DL에너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IPM자산운용은 DL에너지 실사를 마치고 각국 에너지 관련 정부기관의 인수 승인절차를 진행 중이다. DL에너지의 미국 사업부문 인수와 관련해서는 미국 에너지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관계자는 “에너지가 안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정부의 승인 절차가 다소 복잡하다”고 전했다. 승인절차가 모두 완료되면 DL그룹은 DL에너지를 IPM자산운용에 약 1조원에 매각할 예정이다.
DL에너지는 DL그룹의 지주회사인 DL과 대림이 각각 70%와 30%의 지분을 보유한 발전사업 개발 전문 기업이다. 전통적인 화력 발전뿐만 아니라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DL에너지의 영업이익률은 77%를 기록했으며, 이는 매우 높은 수치로 평가된다. DL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DL에너지 매각 결정을 내렸다.
반면, 최근 부도 위기에 처한 여천NCC에 다시 자금을 지원할지는 미지수다. DL 경영진은 여천NCC의 재무상태를 ‘밑 빠진 독’으로 보고 있으며, 워크아웃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여천NCC는 1999년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로, 양사가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때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최근 중국 저가공세로 인해 석유화학 업종이 적자로 전환되면서, 2022~2024년 동안 누적 당기순손실이 약 8239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측은 여천NCC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DL그룹은 재정적 압박으로 인해 추가 지원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DL케미칼은 최근 긴급 이사회를 열고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승인하여 현재의 재정 위기는 일단 모면했지만, DL그룹이 올해 말 DL에너지 매각을 통해 확보할 자금을 여천NCC에 지속적으로 투입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