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기록적인 최고치를 경신한 지 불과 하루 만에 급격히 하락했다. 이는 미국의 도매 물가 지표가 예상을 크게 웃돌며 금리 인하 기대를 잃은 투자자들의 매도 성향이 부각된 결과이다.
현지시간으로 14일,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기준으로 개당 11만8,185달러에서 거래되며 전날 대비 3.68% 하락했다. 놀랍게도 전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12만4,000달러를 돌파한 이후, 단 하루만에 약 5%의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한달 이상에 걸쳐 급속한 상승세를 보였으나,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전망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7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수치가 예상치를 크게 초과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급변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PPI는 전월 대비 0.9% 상승하여 시장 예상치인 0.2%를 훨씬 웃돌았으며, 전년 대비 상승률도 3.3%로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에너지 및 식품을 제외한 근원 PPI 역시 전월 대비 0.6% 올라 전문가 예상치(0.3%)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를 보였다.
이러한 생산자물가 상승은 소비자물가보다 선행하는 경향이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의 시그널로 해석된다. 이로 인해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섣불리 인하하기 어려울 수 있으며,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크라켄 거래소의 경제학자인 토머스 퍼푸모는 “시장이 Fed의 금리 정책에 대한 신뢰를 잃기 시작했다”라며, 이번 PPI 발표가 가상화폐 시장의 전반에 부담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가격 하락은 파생상품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암호화폐 분석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24시간 이내에 레버리지 포지션에서 무려 1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청산되었고, 이 중 7억7,000만 달러는 롱 포지션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급속한 청산은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더욱 부채질하며 시장에 부정적인 압력을 가하였다.
비트코인 뿐 아니라, 다른 주요 알트코인들도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은 하루 만에 3.45%가 하락해 4,544달러에 거래되었으며, 리플은 3.09달러로 5.4% 하락했다. 솔라나는 193달러, 도지코인은 0.22달러로 각각 3.78%, 7.72% 하락하며 시장이 조정 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 일부 알트코인은 최근 가격 회복의 기대감을 보였으나, 이번 물가 지표 발표 이후에는 이러한 기대감이 약화되고 있다.
추후 발표될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 방향에 따라 시장이 추가 조정 또는 반등의 기점을 맞이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투자자들은 경제 지표 발표와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