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시대’ 본격화…올해 월세 거래량 100만 건 최초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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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의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량이 처음으로 100만 건을 넘어서며 ‘월세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고 있다. 2023년 1월부터 7월까지의 주택 임대차 계약 중에서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 관련 계약이 105만6898건으로 집계되어, 지난해 같은 기간의 83만 여 건에 비해 20만 건 이상 급증한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로, 월세 비중이 처음으로 60%를 넘어서면서 세입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월세 계약은 2017년 76만여 건에서 매년 증가세를 보였고, 2022년에는 100만 건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도 142만8986건으로 발생했지만, 올해는 7개월 만에 100만 건을 넘기며 폭발적인 증가세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뿐만 아니라 부산, 경남, 충남 등 지방에서도 역대 최다 월세 계약이 체결되었다.

올해 월세 비중은 61.9%에 달하며, 이는 2020년의 40.7%에서 매년 상승해 4년 만에 20%포인트 이상 증대한 수치이다. 반면, 전세 비중은 59.3%에서 올해 38.1%로 하락하며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했다. 특히 서울 지역에서는 월세 비중이 64.1%에 이르러 전세 비중이 35.9%로 줄어들면서 더욱 두드러진 변화가 나타났다.

이 변화는 2020년 7월에 시행된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 상한제가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법제도 개정 이후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결과적으로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의 대출 규제로 인해 전세 자금 대출과 전세금 반환 대출이 축소되면서 월세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하게 만들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자금 보증 비율 축소와 일부 시중은행의 대출 축소도 이러한 월세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문제로 지적되는 점은 월세와 전세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했으며, 월세 가격 지수도 마찬가지의 추세를 보였다. 실제로 성수동의 아크로서울포레스트와 한남동의 나인원한남 같은 고가의 아파트가 각각 역대 최고 전세가와 월세가로 거래되며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세 대출 규제가 계속될수록 월세로의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가 전세에서 월세로 넘어가는 과도기라고 강조하며, 향후 자가 보유와 월세 거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젊은 세대는 이를 이겨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은퇴자와 같은 고령층의 부담은 더욱 클 것”이라며 “맞춤형 주거 복지 대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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