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채권 발행 급증, 위험 프리미엄 20년 만에 최소치 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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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기업들이 국제 채권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올해 신흥국 채권의 위험 프리미엄이 20년 만에 최저 수준인 2% 미만으로 하락하면서, 신흥 기업들이 채권을 조속히 발행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채권 수요가 증가하고 수익률이 하락하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이처럼 위험 프리미엄이 줄어든 것은 투자자들이 더 이상 위험을 크게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기업 및 은행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약 2500억 달러(약 347조5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2021년 전체 발행량과 거의 맞먹는 수치이다. JP모건은 2025년에는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기업들이 약 3700억 달러 규모의 국제 채권을 발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중국을 포함하면 최대 43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채권 발행 증가의 배경에는 위험 프리미엄의 축소가 있다. 위험 프리미엄은 안전자산이 아닌 위험자산에 투자할 때 추가로 요구하는 보상인데, 이 부분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짐에 따라 채권 수요가 늘었고, 이는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져 위험 프리미엄이 줄어든 것이다. 신흥국 국채 금리는 여전히 약 6% 수준으로 높지만, 미 국채 금리가 재정적자 확대와 수요 부진으로 인해 크게 상승하면서 신흥국 채권의 상대적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더불어 일부 신흥국 정부들은 국내 투자와 재정 지원을 위해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올해 신흥국의 정부 부문 국제 채권 발행 규모도 약 1600억 달러로 증가했다. 이러한 흐름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미 연방준비제도에 대한 압박이 금리 인하 기대를 높여주면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신흥국 기업들이 채권 발행을 서두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관세 정책 불확실성 및 미국 경기 둔화 신호와 같은 구조적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025년 신흥국 자산이 달러 약세로 인해 큰 랠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달러 반등과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됨에 따라 리스크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낙관적인 베팅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신흥국 채권 시장의 이러한 동향은 향후 투자전략 수립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인 금리 인하 기대감은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여건을 제공할지 모르지만, 변동성이 큰 세계 경제 상황 속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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