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호텔 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호텔들은 활기를 띠고 있는 반면 지방의 호텔들은 매각 실패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증가하면서 서울에서 운영되는 호텔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내수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지방 호텔들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신라스테이 해운대 호텔의 매각 입찰에는 한 곳도 응모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호텔은 4성급으로 총 407개의 객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운대 해수욕장과 가까워 알려진 시설이지만, 부산 지역으로의 관광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아 매각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매도자인 이지스자산운용은 추가 원매자를 찾거나 펀드 만기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해졌다.
또한, 지난 4월 매각 입찰을 진행했던 파르나스 제주 호텔 역시 다른 원매자의 관심을 끌지 못해 매각을 철회하고 2300억원 규모의 리파이낸싱 작업을 결정했다. 이와 유사한 상황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매각을 시도했던 신라스테이 동탄도 블루코브자산운용이 자금 조달에 실패하여 무산되는 아쉬움을 겪었다.
반면, 서울의 호텔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코트야드 메리어트 서울 남대문호텔의 매각 입찰에는 블랙스톤, ARA자산운용, HHR자산운용 등 다수의 투자사가 참여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결국 흥국리츠운용이 2000억원대 중반의 인수가격으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 흥국리츠운용은 태광그룹의 지원을 받으며 이번 인수에 대한 확약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에서는 특히 K컬쳐 열풍과 함께 방한 외국인 관광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방과의 수익성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다.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면 서울 호텔의 객실 가동률은 코로나19 전인 2019년을 초과하여,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5성급은 75%, 4성급은 81%, 3성급은 86%에 이르는 등 전체 평균 70%를 넘어섰다. 객실 평균 단가(ADR) 또한 급격히 상승해 5성급 호텔은 34만9000원, 4성급은 19만3000원, 3성급은 16만2000원으로 나타났다.
IB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K컬쳐와 관련한 관심이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며, 방한 관광 수요의 지속적인 회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은 결국 서울과 지방 호텔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