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디지털 인프라 분야에서 세컨더리 거래가 두드러지고 있다. 마이클 딘 하버베스트 사모투자 총괄 전무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현상의 배경을 설명하며, 디지털 인프라가 낮은 위험성과 높은 성장 잠재력으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컨더리 거래란 사모펀드에 투자한 출자자(LP)가 펀드의 만기를 기다리지 않고 중간에 지분을 다른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딘 전무는 이 구조가 운용사(GP)에게는 우수한 자산을 오랫동안 보유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하고, 기존 투자자에게는 유동성을 높여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아내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인프라 자산은 구축에 많은 시간과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컨더리 거래의 주요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규로 이러한 자산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검증된 플랫폼에 대한 투자가 더욱 매력적이다. 딘 전무는 “인프라 프로젝트는 완공 후 독점성을 가지며, 시간이 지나면서 플랫폼 형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아 GP 주도 세컨더리 거래가 가치 창출을 극대화하고 새로운 자금을 유치하는 데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몇 년 간 세컨더리 시장은 급격히 팽창하고 있으며, 글로벌 투자은행 UB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세컨더리 거래 규모는 101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수치로, 이미 2023년 연간 거래액의 90%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 중 GP 주도 거래는 46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해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세컨더리 거래에 나서는 기존 투자자들의 이유 또한 다양하다. 딘 전무는 “LP들이 펀드 자금을 회수하여 새로운 펀드에 투자하거나 특정 자산군 비중을 조정하기 위해 유동성이 필요할 때가 많다”며 “금리가 상승하고 자금경색이 지속되면서 이러한 흐름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하버베스트는 대형 자산보다 중형 규모의 ‘트로피 자산'(우량 자산)에 주목하고 있다. 딘 전무는 “중형 인프라 자산은 다양한 매수자층과 매각 경로를 제공해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운용사들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투자 매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세컨더리 거래는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딘 전무는 “이 거래 방식은 단순한 지분 매매를 넘어, 운용사와 협력하여 사업 가치를 키우고 자금 수요를 관리하는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인프라 플랫폼이 확대됨에 따라 매각 경로가 제한될 수 있으니, 이에 대한 위험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버베스트는 40년 이상의 사모시장 투자 경험을 가진 글로벌 운용사로, 다양한 전략을 동시에 수행하며 세계 각국의 운용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마이클 딘 전무는 2014년 하버베스트에 합류한 이후 에너지, 인프라, 부동산, 천연자원 등 실물자산 투자를 총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