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불리시, 처음으로 기업공개 자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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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상자산 거래소 불리시가 기업공개(IPO) 자금 11억5000만 달러를 스테이블코인 형태로 수령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는 미국 상장사 중 최초로 이루어진 사례로, 한국의 금융사들이 가상자산 활용에 제약을 받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불리시는 1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공모 자금을 스테이블코인으로 받은 사실을 알렸다. 이 과정에서 사용된 스테이블코인의 대부분은 솔라나 네트워크를 통해 송금되었으며, 서클의 USDC와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EURC가 주요 자금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공모 자금 지급 수단은 총 10가지 스테이블코인으로 구성되었으며, 그 중 일부는 팍소스가 발행한 USDG와 PYUSD, 리플의 RLUSD, 아고라의 AUSD 등 다양한 발행자에게서 제공되었다. 특히 불리시의 IPO 주관사 중 하나인 제프리스는 스테이블코인의 환전과 송금 등 전체 과정을 직접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통적인 투자은행이 가상자산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불리시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데이비드 보난노는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국가 간 송금을 강화하기 위한 내부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이후로 금융사들이 가상자산 도입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JP모건은 고객이 24시간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기관 전용 예금 토큰 ‘JPMD’를 운영 중이며, 향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담보 대출 서비스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금융사들의 가상자산 접근이 제한적이다. 비영리 법인과 가상자산 거래소를 제외하면 여전히 법적 제약이 많아 시장의 확장이 지연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가상자산 거래가 일정 조건을 갖춘 기관에 한해서만 허용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만, 관련 기관과 업계의 의견이 엇갈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정해지지 않고 있다.

국내 IB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해외 송금 시간을 단축하고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법적인 제약이 해소되면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리시는 기관투자자를 전문적으로 겨냥하는 거래소로, 개인 투자자의 비율이 높은 경쟁사들과 다른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2021년 출범 후 불리시는 총 1조2500억 달러의 거래 규모를 기록했으며, 최근 24시간 거래량은 약 19억8199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또한 불리시는 최근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를 인수하며 그 신뢰도를 더욱 높였다.

금융사들의 가상자산 활용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여전히 규제의 벽에 가로막혀 있어 한미 금융기업 간의 경쟁력 격차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업계와 가상자산 시장의 분위기가 변화함에 따라, 향후 국내에서도 가상자산의 법적 저변이 확대될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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