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이 수요의 3.4배에 달하는 심각한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 내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배터리 가격이 급락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기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의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시장 점유율을 넓히며 독점적 구조가 형성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모빌리티의 자료를 인용하여 올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이 총 3930GWh로, 현재의 수요 1161GWh의 약 3.4배에 이릅니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는 이 차이가 더욱 심화되어 4.8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공급 과잉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수요 대비 생산 능력이 3배를 넘고, 2030년까지도 2.4배의 격차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의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가 발표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와 관련이 깊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의 생산 보조금을 철회한 이후, 전기차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져 공급 과잉 현상이 촉발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일본과 한국의 정부는 경제 안보 차원에서 국산 배터리 생산을 지원해왔으나, 예상보다 빠른 전기차 수요 둔화로 정책의 효과가 제한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공급 과잉으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 가치도 급락하였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배터리 가격이 2023년과 비교해 26% 하락하여 1GWh당 111달러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내년 말에는 이 가격이 약 80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일본의 파나소닉HD는 최근 미국 내 새 공장의 본격 가동 시점을 당초 2026년 말에서 미정으로 변경했습니다. 이는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의 부진과 전기차 시장의 침체 때문에 재고 부담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국의 대기업들도 이러한 상황에 따라 투자 계획을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중국의 기업들은 자국과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에 대한 수요 증가를 통해 이를 기회로 삼아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CATL은 유럽으로의 투자를 확대하고, BYD는 저가 배터리 생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CATL과 BYD는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하며 한국과 일본 기업의 점유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독점 구조가 더욱 강화될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이는 중국과 기타 경쟁사 간의 생산능력 및 기술 차이를 더욱 벌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전기차 보급이 본격화될 경우, 많은 차업체들이 필수 부품인 배터리를 중국에 의존해야 할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 업계의 전반적인 투자 둔화는 공급망의 상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리튬과 니켈 개발 투자 전반이 위축될 경우, 2030년까지 자원 공급 부족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전기차 생산 체계 및 전체 자동차 산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