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페인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땅콩버터가 오히려 노화를 촉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저속노화 식단’으로 잘 알려진 땅콩버터에 대한 기존의 인식에 반하는 결과를 보여 주며, 가공된 제품이 아닌 자연 상태의 땅콩을 섭취하는 것이 세포 건강에 더 좋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미국 뉴욕포스트가 보도한 이 연구는 성인 58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으로 진행되었으며, 참가자들은 세 그룹으로 나뉘어 각각 다른 형태의 땅콩을 섭취했다. 첫 번째 그룹은 껍질째 구운 땅콩 25g을, 두 번째 그룹은 땅콩버터 32g을, 세 번째 그룹은 땅콩기름으로 만든 버터 32g을 하루에 섭취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다른 견과류나 과일, 초콜릿, 술 등을 소비하지 않도록 통제를 받았다.
연구 결과, 껍질째 구운 땅콩을 먹은 그룹은 노화 지표로 알려진 ‘텔로미어’ 길이가 유의미하게 증가한 반면, 땅콩버터를 먹은 그룹의 경우 텔로미어 길이가 증가하지 않았고, 22%의 참가자는 오히려 텔로미어 길이가 더 짧아졌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끝 부분에 위치한 DNA와 단백질 복합체로, 세포의 노화와 질병의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텔로미어의 길이가 임계점 이하로 줄어들면 암,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하여 연구팀은 땅콩 자체에는 비타민 E와 나이아신 같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여 염증을 줄이고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땅콩버터는 가공 과정에서 이러한 유익한 성분이 손실되기 때문에 동일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더욱이, 가공되지 않은 땅콩은 장내에서 유익한 지방산을 생성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우울증과 관련된 지표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연구의 한계도 분명하다. 58명의 참가자는 표본이 적으며, 실험의 연령대도 제한적이다. 더불어, 땅콩을 전혀 섭취하지 않은 대조군이 포함되지 않아 결과의 일반화에 있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이번 연구는 세포 건강을 위해서는 가공식품보다는 자연 상태의 음식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우리 식탁에 오르는 식품의 가공 여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필요성을 일깨운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이러한 결과를 뒷받침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