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이 단일종이 아니라 4개 종으로 구분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발표되었다. 이 연구에 따르면 과거 250년 동안 기린속은 9개의 아종으로 분류되어 있었으나, 최근 태스크포스(TF)의 분류학적 검토를 통해 기존의 관점을 뒤바꾸게 된 것이다.
TF는 기린의 두개골 크기와 머리 모양 변화, 그리고 DNA 분석을 통해 기린 간의 혈통적 차이를 명확히 밝혀냈다. 과거에는 기린의 반점 무늬를 기준으로 구분하려 했으나, 이 연구는 각 기린 개체군의 유전적 특성이 두드러짐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기린은 ▲북부 기린(Giraffa camelopardalis) ▲그물무늬 기린(Giraffa reticulata) ▲마사이 기린(Giraffa tippelskirchi) ▲남부 기린(Giraffa giraffa)의 4종으로 새롭게 분류되었다. 북부 기린은 에티오피아 서부, 케냐 중부와 서부, 남수단 동부 등에서 서식하며, 그물무늬 기린은 케냐, 소말리아, 에티오피아의 초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마사이 기린은 케냐, 탄자니아, 우간다에서 주로 발견되며, 남부 기린은 앙골라, 나미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남부 지역에 널리 분포하고 있다.
현재 야생 개체 수에 따르면 가장 많아 보존이 상대적으로 덜 시급한 기린은 남부 기린으로 약 6만9000마리로 추정되지만, 북부 기린은 7000마리로 감소해 보호가 시급한 상황이다. 북부 기린의 서식지는 정치적 불안정과 밀렵 등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어, 효과적인 보존 전략이 필요하다.
BBC는 이 연구 결과를 통해 기린이 북극곰과 불곰과 같은 수준의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주요 강과 계곡, 건조 지역이 기린 종 간에 장벽 역할을 하며, 각각의 특성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IUCN은 기린의 보존과 관리를 위해서는 유전적 차이에 대한 인식이 필수적이며, 이번 연구 결과가 그러한 이해를 깊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마이클 브라운 연구원은 각 종의 다른 개체 수와 위협/보전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이 기린 보존 전략의 유효성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린 연구자들에게 분류학의 정확성을 강조하고, 기린의 보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연구자들은 기린의 다양한 특성을 이해함으로써 기린의 현재 상태를 더 잘 평가하고 보다 효과적인 보존 전략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