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 사이에서 친구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 큰 재정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은 매달 친구와의 모임에 평균 250달러, 즉 약 35만 원을 지출하고 있으며, 물가 상승으로 인해 이러한 경제적 부담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인터넷전문은행 얼라이뱅크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우정 계산서(The Friendship Tab)’ 연구에서 응답자들은 친구 관계를 이어가기 위해 평균적으로 6개월 동안 남성은 약 1775달러(약 250만 원), 여성은 1250달러(약 175만 원)를 사용했다. 해당 조사에 응답한 남성과 여자의 지출 중간값은 각각 750달러(약 105만 원)였다.
이러한 모임비 지출이 청년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이유는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 비용의 증가와 관련이 깊다. 조사에 따르면, 22%의 응답자는 ‘모임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몰라 불안하다’고 응답했으며, 25%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친구들과의 활동이 더 어렵다고 토로했다. 얼라이뱅크는 이러한 지출이 전반적인 재정 관리와 개인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지난 몇 년 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사교 활동에 대한 월 평균 지출이 2022년 166.75달러(약 23만 원)에서 현재 250달러(약 35만 원)로 급증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Z세대가 외로움과 소외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경제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친구와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조사에 참여한 69%는 최소 주 1회 이상 친구와 직접 만나려고 한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솔직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재무 관리 총괄 책임자인 잭 하워드는 “FOMO(소외될까 두려움)는 개인의 재정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며, 친구들에게 자신의 재정 상황을 솔직히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전 상황을 친구들과 솔직히 공유하면 부끄러움이 줄고,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즐겁게 어울릴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임비 경비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사전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도 추가로 언급되고 있다. 소비자금융 총괄책임자 린지 새크노프는 “우정과 재정을 모두 지키려면 계획이 필요하며, 모임 비용을 미리 마련해두면 부담 없이 약속하에 참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비슷한 경향은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물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외식비 및 모임 비용이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지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외식비, 의류, 친목 활동비와 같은 필요도가 낮은 항목부터 줄이겠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모임 통장’ 같은 금융 서비스도 관심을 받고 있으며, 홈파티와 같은 저렴한 대안 모임 형태가 확산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미국 젊은 세대는 친구 관계 유지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면서도 재정적 압박과 소외감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이는 그들의 재정과 사회적 관계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