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광둥성에서 치쿤구니야 열병의 확산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한국 내 유입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광둥성에서 첫 확진자가 보고된 지 한 달이 경과하지 않아 누적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서며, 방역 당국의 긴장감이 높은 상황이다. 이 열병은 1952년 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로 지금까지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으며, 최근에 출시된 백신조차도 어린이나 노약자에게는 사용이 제한되고 있다.
치쿤구니야는 탄자니아 원주민 언어로 ‘몸이 뒤틀리게 아프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병은 이집트숲모기나 흰줄숲모기를 통해 전파되며, 고열과 관절통, 두통, 및 근육통을 동반한다. 치사율이 1%미만으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치료제나 백신 연구는 저조한 상황이다. 올해 2023년 프랑스와 덴마크에서 개발된 백신이 미국 FDA 승인을 받았지만, 12세 미만 어린이와 60세 이상 노약자에게는 예방적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이는 백신이 살아있는 약화된 바이러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계층에서는 오히려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쿤구니야 열병의 확산은 최근 광둥성 지역에서 태풍으로 인한 수해가 발생하고, 물웅덩이에서 모기가 급속히 번식하기 시작함에 따라 더욱 가속화되었다. 광둥성은 인구가 1억 3천만 명을 넘는 밀집 지역으로, 전염병 확산에 쉽게 취약한 구조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매년 수백만 명이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중국으로 유입되어 산업 분야에 종사하기 때문에 이러한 인구 이동도 병의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당시의 강력한 방역 조치를 재개하고 있으며, 확진자가 발생한 건물은 통째로 폐쇄되고 접근이 통제되고 있다. 그러나 치쿤구니야 열병은 호흡기로 전파되지 않고 모기에 물리지 않는 한 감염되지 않는 질병이기 때문에 과도한 통제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치쿤구니야가 전염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만 22만명이 감염되고 80여명이 사망했다. 특히 2004-2005년 사이에는 동남아시아에서 50만명이 넘는 감염자가 발생한 바 있어, 현재 중국 내 리를 확산이 더 큰 유행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동아시아 지역의 기온과 습도가 증가하여 모기의 번식이 더욱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우려 요소이다.
한국 내 상황은 현재 심각하지 않지만, 경계를 늦출 수 없다. 국내에서는 치쿤구니야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흰줄숲모기가 발견되긴 했으나, 바이러스를 보유한 개체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해외 여행객을 통한 야생 모기의 유입 가능성과 중국 내 대유행 우려로 인해 모기가 국경을 넘어 대량으로 번식할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보건 당국은 중국 방문객들에게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긴소매 착용 등의 예방 조치를 철저히 준수할 것을 요청하고 있으며, 국내 모기 서식지에 대한 정기적 방역과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치쿤구니야는 비록 치사율이 낮지만, 어린이나 고령자, 기저질환자에게는 합병증의 유발 가능성이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개인의 방역 수칙 준수와 함께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감시 및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