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음악가들이 인공지능(AI) 기술로 생성된 음악으로 인해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포크 가수 에밀리 포트먼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사례가 보도되었다. 포트먼은 팬으로부터 “새 앨범 잘 들었다”는 메시지를 받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유는 그녀가 신곡을 발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팬이 보낸 링크를 통해 확인해보니, 음원 사이트에 ‘오르카(Orca)’라는 제목의 앨범이 포트먼의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었고, 무려 10곡이 수록되어 있었다. 이 앨범은 포트먼의 실제 음악 스타일과 제목이 유사했으나, 목소리와 연주가 어색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포트먼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AI가 내 음악을 학습하여 흉내 낸 것 같아 소름이 끼쳤고, 인간의 흔적이 없어 공허하게 느껴졌다”며 불안을 표현했다. 그녀는 즉시 저작권 침해 신고를 통해 해당 앨범의 삭제를 요청했지만, 일부 음원 플랫폼에서는 조치가 늦어져 스포티파이에서는 3주가 소요되기까지 했다.
이외에도 비슷한 상황을 겪은 음악가들이 많은 상황이다. 뉴욕의 뮤지션 조시 코프먼은 자신의 이름으로 등록된, 엉성한 가사와 전자음이 포함된 곡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 코프먼은 “음악은 영혼의 서명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이를 함부로 도용하는 것은 정말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가짜 음반은 인도네시아계 이름의 레이블을 통해 주로 등록되고 있으며, 작곡가 명의도 동일한 인물로 표시되는 경우가 많아 출처가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 놀라운 것은 1989년 사망한 컨트리 가수 블레이즈 폴리의 계정에도 신곡이 올라오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인공지능 기술이 수많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학습하고 모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로, 이러한 피해가 왜 잘 알려지지 않은 아티스트들을 타겟으로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교적 무명 아티스트를 겨냥함으로써 법적 문제를 피하려는 의도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음악 산업 전반에 걸쳐 저작권 보호 및 인공지능 기술의 윤리적 사용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음악 창작 과정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러한 문제가 음악가들의 창작 의욕을 저하시키고 산업 자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