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원화 환산 미국 국채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해외 채권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높은 신용등급인 AAA를 부여받은 호주 국채가 잠재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세계 경제의 중요 행사 중 하나인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금융 시장에서는 최근 대부분의 해외 채권 투자가 미국 국채에 집중되어 있었으나, 달러화의 약세가 지속된다면 다른 국가의 채권으로의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재 호주의 기준금리는 3.6%로, AAA 등급 국가 중에서는 노르웨이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10년 만기 국채의 기준금리는 4.2%에 달해 이자 수익 측면에서도 매우 매력적이다. 호주는 이번 달 금리를 인하하며 본격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했다. NH투자증권의 김준수 연구원은 “내년 초까지 호주에서 추가 2차례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호주 달러는 미국 달러 대비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호주는 미국에 대해 무역 수지 적자국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대미 관세율 10%만 적용받기 때문에 경기 불확실성도 낮은 편이다. 그러나 노르웨이 국채는 AAA 국가 중에서 높은 기준금리를 제공하지만 유동성이 낮고 영어로 시장 정보를 얻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파월 의장의 금리 인하 발언 이후, 미국의 국채 10년물은 22일(현지시간) 7bp 하락하는 데 그쳤고, 미국의 장기채 ETF인 TLT는 0.74% 상승하는 등 반응이 미미했다. 이런 상황에서 원화 환산된 미국 국채의 가격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2일 달러당 원화 값은 한때 1400원을 돌파했지만,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홀 발언 이후에는 차액결제선물환(NDF)에서 1379.8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한국 예탁결제원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채권 투자 비중은 98.3%에 이르며, 1.7%만이 브라질 채권에 투자되고 있는 등 채권 투자 국가가 미국에 집중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호주 국채는 AAA 등급을 가진 매력적인 외국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