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매도세로 전환했다. 한국거래소의 데이터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22일까지 외국인들은 총 536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지난 4개월 간의 순매수세에서 급격한 변화로, 특히 한미 관세협상과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코스피 상승세가 멈추면서 주요 종목에서 차익 실현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네이버에서 6231억원을 매도하며 가장 큰 투자금 유출을 보였고, 삼성전자(4410억원)와 SK하이닉스(1383억원) 등 반도체 주식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찰됐다. 이들은 미국 내 인공지능(AI) 투자 심리에 대한 우려로 인해 하락세로 전환된 상태이다. 또한,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인 알테오젠도 UBS의 매도 의견에 따라 2396억원어치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상반기 동안 국내 증시를 견인했던 조선, 방산, 원전 관련 주식들도 이달 들어 매도세로 돌아섰다. 대표적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수력원자력의 불공정 계약 논란으로 인해 2396억원어치가 빠져나갔고, 방산 분야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또한 각각 1521억원, 1305억원의 매도세를 기록했다. 삼양식품 또한 지난 상반기의 급등세가 꺾이면서 1356억원어치를 차익 실현하기 위한 매도에 나섰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최근의 한미 관세협상과 세제 개편안 발표가 코스피 상승 종지부를 찍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이경민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글로벌 증시와 국내 증시 간에 경계심리가 높아지면서, 조선, 방산, 원전 및 AI 기술주 등의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언급했다.
또한, 하반기 증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박승영 연구원은 “한미 정상회담이 정책 모멘텀의 정점이 될 가능성이 크며, 관세가 수출 기업에 미치는 부담으로 인해 연말까지 주식 시장은 소강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지만, 주식 시장의 장기적인 전망은 여전히 주목할 필요가 있는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