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전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을 하며 긴장된 정세를 예고했다. 그러나 25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회담은 예상과 달리 비교적 긍정적이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무리됐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회담의 결과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의 세련된 화법과 유머가 회담의 긴장을 누그러뜨린 주된 요인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SNS를 통해 “한국에서 ‘숙청(Purge)이나 혁명(Revolution)’이 일어나고 있다”며 한국과의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위협을 감행했으나, 백악관 집무실에 들어서자 분위기는 급변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시작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애착 프로젝트인 ‘오벌 오피스 장식’을 칭찬하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했다. 이어 골프와 관련된 주제로 트럼프 타워 구상에 대한 농담을 던지면서 친근한 분위기를 조성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화답하며 서로의 관계가 좋음을 언급했다.
외신들은 이 대통령이 유머와 공감을 통해 회담을 부드럽게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이 대통령이 회담의 시작부터 한반도 평화에 대한 당부와 함께 트럼프 타워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웠다”며, 이는 세계 정상이 무역 조건이나 군사 원조를 확보하기 위해 칭찬과 아부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또 아사히신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SNS에서의 비판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회담에서의 충돌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무역, 투자 및 조선업 협력 등 다양한 통상 현안에 초점을 맞추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원활한 소통을 시도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회담이 이 대통령에게는 임기 중 가장 두드러진 외교 무대가 되었다고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조선업 협력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주목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에너지 공동투자와 조선업 협력에 대한 대화를 나눈 점을 양국 간의 상호 이익을 강조하는 메시지로 해석했다.
그러나 회담의 중심이 북미 관계에 치우쳤다는 지적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관계,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으며, 이에 따라 동맹 현안의 중점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동盟의 균열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 정치의 민감한 사안에 개입하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하게 종료되었지만, 통상 현안 조율에 대한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간의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세부적인 무역 합의에 대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사항들이 다수 남아 있다. 특히 최근 한국의 수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문제와 3500억 달러 규모의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 세부 사항은 여전히 협상 진행 중이다.
최종적으로, 미 전문가들은 한미 양국 간의 긴장 요소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첫 정상회담은 긍정적으로 종료되었으나, 무역과 안보 분야에서의 다양한 이슈들은 앞으로의 협상에서 주요한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